[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최근 건강에 대해 신경 쓰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당류를 빼고 아스파탐,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대체 당을 넣어 열량을 줄인 ‘제로 칼로리’ 음료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올해 1~4월 전체 탄산음료 상품 매출 중 제로음료의 비중이 52.3%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제로음료는 용량 100㎖당 5㎉ 미만의 음료에 ‘0㎉’이라고 표기할 수 있도록 한 음료다. GS25의 탄산음료 매출 중 제로음료의 구성비는 2022년 32.0%에서 지난해 41.3%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제로음료는 해외에서도 인기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구 3명 중 1명이 비만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제로 탄산 시장(가정·영업용 판매액 합산 298억 8200만달러)이 전체 탄산음료 시장(969억 5400만달러)의 약 31%를 차지했을 정도로 제로 탄산음료 소비가 일상화돼 있다. 영국에서는 설탕세가 도입된 이후 제로 슈거 제품이 전체 식음료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제로 칼로리, 마냥 좋을까?
제로 열풍이라지만 마냥 안심하고 마실 수는 없다. 무설탕·저당 식품에 에리스리톨, 아스파탐, 소르비톨 등 '대체당'이라 불리는 인공감미료가 주로 쓰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대체당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도 제로 칼로리 식품에 든 ‘인공감미료’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장내 미생물 집단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내분비내과 전문의 로이치 마투르 박사 연구팀이 인공감미료 섭취가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스파탐 이외의 인공감미료 사용자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조군보다 소장 내 미생물 집단의 다양성이 떨어졌다. 장내미생물 집단의 다양성이 감소하면 비만‧당뇨 같은 대사질환, 알레르기 등 면역 질환뿐만 아니라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일주일에 2리터 이상 마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확률이 2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교통대 의대 연구진이 UK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해 평균 10년 동안 20만여 명 성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론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미세하게 떨리는 상태이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전이 발생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계 인공감미료로 대체당에 해당한다. 아스파탐은 설탕과 열량은 동일하지만, 설탕보다 약 200배 달아 소량만 사용해도 단맛을 낼 수 있다. 다만 2B군은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지정되는 등급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