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탄산음료처럼 톡 쏘면서 단맛과 알코올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볼은 주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발돋움한 지 오래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하이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칵테일의 일종인 하이볼은 길쭉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를 일정량 넣은 다음 그 위에 탄산수나 탄산음료를 넣으면 완성된다.
무더운 날씨에 누구라도 음료수처럼 시원하게 들이키기 좋은 술이라 맥주의 라이벌로도 떠올랐다. 맥주의 계절이었던 여름이 하이볼의 계절로 불릴 지경이다.
이에 따라 유통 업계에서도 앞다퉈 새로운 맛의 하이볼을 출시하고 있다. 카브루와 롯데웰푸드가 협업해 GS25에서 ‘스카치 캔디 하이볼’을 출시하는 등 이색적인 맛의 하이볼도 인기를 끄는 중이다.
하이볼의 어원은?
하이볼의 원조는 영국이다. 인공 탄산수가 개발된 18세기 후반부터 영국 상류층을 중심으로 위스키와 소다를 섞어 마셨다. 스카치 앤 소다 혹은 위스키 앤 소다로 불렸으며, 19세기에 대유행을 했다.
그러나 다양한 설이 존재하는 ‘하이볼’이란 명칭의 어원은 불분명하다.
영국이나 아일랜드에 따르면 예전부터 위스키 한 잔을 볼(ball)이라 불렀는데, 탄산수를 섞어 마실 땐 키가 높은(high) 잔을 쓰기 때문에 하이볼(highball)이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의 의견은 다르다. 주로 기차와 연관돼 있다.
증기기관차 시절에 공을 매달아 신호기로 썼는데, 공(ball)이 높이 매달려 있으면, 속도를 올려 빨리 지나가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열차가 빨리 달려도 객차가 흔들리지 않도록 키가 높은(high)잔에 마셔서 하이볼이 됐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술이 미국으로 건너가 기차 식당칸에서 톨 글라스(Tall Glass)에 담겨 제공되자 바텐더들이 이 방식의 칵테일을 하이볼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하이볼이 혼술족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이볼 제조법을 다룬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며 큰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맥주 대신 하이볼을 마시자 섞어 마시는 ‘토닉 워터’를 판매하는 하이트진로는 빛을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