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인정되는 위자료는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혼소송에서 위자료로 2억 원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무려 5천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위 판결이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원고와 피고는 2001. 10. 16.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슬하에 자녀는 없으며, 결혼 후 원고는 진보연합, ○○○○당에서 사회활동가로 활동하였고, 피고는 개인과외를 하면서 가정경제를 전담하는 외에 가족, 지인으로부터 차용하거나 보험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의 활동비, 선거비용 등을 뒷받침했습니다.

원고는 2006. 8. 31. 업무상 같이 살게 된 피고의 학교후배 소외 2랑 성관계를 하였고, 피고는 계획보다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위 장면을 직접 보게 되었는데, 위 일에 대한 소문을 염려해 원고는 당시 맡고 있던 ○○○○당 △△△△△직에서 사퇴했고, 피고는 충격을 많이 받고 이혼을 생각했으나 피고의 친정어머니의 설득으로 원고와의 혼인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원고는 이후 건강관리 등을 하다가 2006. 11.경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한옥학교에 입학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입학금 400만 원과 생활비를 지원해 줬으며, 원고는 2007. 5.경 목수일을 하여 처음으로 피고에게 월급을 가져다 줬으나, 이후 계속하여 피고로부터 장비구입비, 자격증 시험공부를 위한 강의비용 및 학원비용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2007. 11.경 원고의 친구 소외 3과 그 동거녀를 만나는 자리에 피고가 같이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서 피고에게 “소외 3 마누라가 바람 펴서 소외 3을 만난 건 그만큼 매력적이니까 가능한 거지 이쁜데 없는 니는 택도 없다. 내라케도 소외 3 마누라 같은 사람이 있으면 소외 3처럼 그란다. 지남편보다 좋은 사람 만나면 바람 필 수도 있지. 내가 딴 여자 건드린 것도 사실 니가 안대주기 때문 아니가. 니가 잘하는 데 내가 그랬나. 그게 내탓이가. 잘난 척 니 혼자 깨끗한 척 하지 마라”라는 등 피고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비난하고 원고의 외도를 정당화하는 말을 하여 피고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이혼을 요구하였고, 이때부터 원고와 피고는 잠자리도 하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2008. 6.경 원고는 피고에게 문화재수리기술자 재응시 시험공부를 위해 다시 경제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피고는 당시 당뇨병,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고, 이로 인한 다툼 끝에 원고는 시험이 끝나는대로 이혼 하자고 하면서 2008. 6. 14. 집을 나가버렸으며 양 당사자간 이혼을 전제로 피고의 빚 청산 문제를 논의하였으나 의견의 일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의 위와 같은 유책행위로 말미암아 원·피고의 혼인관계가 파탄됨으로써 피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원고는 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와 피고의 나이, 직업, 가족관계, 재산정도, 혼인기간 및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 그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5,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원고는 본인의 잘못으로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고, 부정행위를 하였음에도 이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고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경제적 지원을 강요했기에 재판부에서도 이례적으로 위자료로 5천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원고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피고의 반소 이혼청구를 인용하였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이혼소송에서 유책배우자인 원고의 이혼청구가 기각되더라도 피고 역시 이혼청구를 희망하는 경우 재판상 이혼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장두식 변호사 약력

2022~현재 법무법인 정향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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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현재 대법원 국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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