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야놀자, 모텔 청소부에서 1등 숙박 플랫폼 대표로
[기업Hi스토리] 야놀자, 모텔 청소부에서 1등 숙박 플랫폼 대표로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6.24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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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놀자. 최선을 다해 | 최민식. 최우식. 최신식 주연./사진=야놀자 유튜브 장면 캡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여행 플랫폼 야놀자는 내달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할 만큼 놀라운 성장을 일궜다. 수 차례 인수합병(M&A)를 통해 외형 확장에 성공한 야놀자는 핵심사업에서도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텔 청소부에서 1등 숙박 플랫폼 대표로
지금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야놀자는 2005년 이수진 대표가 모은 돈인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됐다. 20세에 모텔 청소부로 일하면서 포착한 문제점들을 기반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한다. 

창업 초창기 UI는 숙박업소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호텔모텔펜션'이라는 PC 사이트였으며, 숙박업소 예약 전문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했으나 여러 번 실패했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모바일 예약 결제가 일상이 되자 숙박업주들의 예약에 대한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고, 숙박업소 당일 예약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이 본격적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야놀자는 2018년 EXID 하니가 출연한 ‘초특가 야놀자’ 광고를 계기로 대중에게 크게 각인됐다. 수능 금지곡에 언급될 정도로 중독적인 음원이 한몫했다. 이후 육성재의 ‘초특가 야놀자’, 쌈디의 ‘사이먼 도미닉’을 패러디한 ‘쌓이면 돈이니’ 등으로 연이어 광고계를 뒤흔들었다. 

야놀자는 2023년 신세경, 츄, 슈카월드를 내세워 ‘놀자, 계산적으로’ 광고를 선보였다. 이해득실만 따지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계산적’이라는 단어를 합리적인 소비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2023년 겨울에는 즉흥적으로 일본으로 떠나는 20대 친구들의 우정 여행과 아빠와 아들의 첫 스노우보드 여행 등 계산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예상치 못한 행복을 만난다는 콘셉트의 광고를 공개해 공감 가는 스토리와 연출로 호평받았다.

야놀자만의 차별점
여행 산업의 어려움 중 하나는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그런데 야놀자의 메인 사업이었던 모텔업은 시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주로 커플들이 대실, 숙박할 때 쓰거나 친구들끼리 머무르며 놀 때 쓰기 때문이다. 모텔은 여행이라기보단 데이트, 오락에 가까운 공간이기 때문에 기존 여행 업계와는 다르게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 때 오히려 혜택을 본 기업이기도 하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행 수요가 국내로 쏠렸기 때문이다. 때마침 쿠팡의 손정의 회장이 2조원을 투자해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했다. 

코로나로 하나투어 등 경쟁업체는 다들 위기를 겪는 사이, 야놀자는 다른 카테고리에 계속 진출해서 확장했다.

대표적으로 야놀자는 항공에 강한 인터파크를 인수하는 등 부족한 카테고리를 사오며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공략에 속도를 냈다.

또한 호텔야자, 하운드 호텔, 브라운 도트 등 자체 브랜드 호텔을 키웠고, 숙박 용품까지 만들어 수익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여행 자산 관리(PMS) 기업들을 인수하는 등 B2B 사업도 놓치지 않았다. 객실 관리 시스템 세계 2위인 이지 테크노시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회사를 인수하는 데 가장 큰 돈을 쓰고 나머지 돈은 소비자 확보에 나선 것이다. 

테크 플랫폼, 야놀자
이제 야놀자는 본업인 숙박 예약 플랫폼 사업보다는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의 글로벌 성장성을 내세워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6% 성장한 444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숙박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숙박·외식업·스포츠 등 여가 공간 전반에 걸친 디지털 솔루션 사업이 해당한다. 

한편, 야놀자가 여행 업계의 연간 최대 대목인 여름 휴가철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이달 중순부터 해외 숙소에 한해 ‘캔슬 프리’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고객이 해외 숙소를 예약한 후 부상, 질병, 업무, 교통수단 지연 등으로 취소해야 할 경우 수수료를 환불해 주는 서비스다. 

통상 온라인여행사(OTA)들은 결제 후 취소한 고객에게 투숙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켄슬 프리 제도 도입으로 야놀자에서 해외 숙소 숙박 비용을 결제한 고객은 출발일에 임박해 갑자기 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더라도 수수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온라인여행사(OTA)들도 여름 휴가를 가는 고객을 확보하고자 각종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여기어때는 국내외 여행에 총 77만 원가량의 쿠폰팩을 제공하는 등 고객 확보전에 나섰다.

이처럼 OTA가 마케팅 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엔데믹 후 늘어난 해외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여행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OTA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관련 앱은 고객의 충성도가 낮은 업종으로 여행이 끝나면 앱을 지우고 혜택이 큰 쪽으로 고객이 쉽게 이동한다”며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지 않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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