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재개발 재건축을 진행하는데 있어 일반분양가의 중요성은 두번 말할필요가 없다. 일반분양가는 결국 "아파트 가격"에 대한 판단이자 시장의 흡수 가능 정도이다. 하지만 자산의 "가격" 이란 것은 외부적으로 표시되는 결과이긴 하지만, 우리가 그 가격의 근본을 움직이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단순히 현재의 가격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주택 가격의 다른 측면인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에 대해서도 매매가격과의 상관관계를 짚어보도록 하자.
위 자료는 경기도의 KB아파트 매매, 전세 지수와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월세 지수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가 2015년부터 제공되어, 2015년~현재까지의 지수가 좌측 그래프이다. 조금 더 최근으로 2020~현재까지의 자료가 우측 그래프이다.
전반적으로 전세가격과 매매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던 2019~2022 사이에, 월세는 일부 내린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2022 연초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전세와 매매가 급격히 하락하는 기간에 월세는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앞서서 다른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전세가격은 "순수한 이용가치" 측면으로, 매매가격은 "순수한 이용가치 +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값"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첨언하면 전세 가격은 매매 가격을 담보로 하기에 매매가가 전세가격 밑으로 내려오기는 어렵다. 사실 급격히 짧은 시간에 매매가격이 하락한 상황중 하나가 우리 사회가 맞이한 "깡통전세, 전세사기"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월세가격 역시 "순수한 이용가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15~2022 까지 "미친 전세"라는 키워드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전세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동안 월세는 왜 그다지 오르지 않고 지표 상으로는 심지어 하락했을까?
이 부분은 동일한 기간동안 "금리"의 움직임을 함께 감안하여 보면 이해가 된다.
전세도, 월세도 "순수한 이용가치"로서 측면을 가진다. 하지만 세입자 역시 합리적인 시장참여자로서 "동일한 효용을 누리는 지출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2015~2020년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였다. 즉 동일하게 전세자금대출 이자 100만원을 부담할 수 있는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시기라는 뜻이 된다. 세입자 입장에서 월세는 올라갈 이유가 없지만 전세가격이 올라가더라도 본인이 부담할 이자는 동일한 시기였기에 월세는 다소 빠지거나 보합 수준일 때 전세가격은 크게 오른 그래프를 이해할 수 있다.
즉, 전세와 월세는 "순수한 이용가치" 측면에서 같은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금융 레버리지가 들어가면서 그 흐름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2022년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은 급격히 오른 전세자금 대출로 인해, 세입자 입장에서 부담할 수 있는 동일한 이자 만큼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이해된다. "순수한 이용가치" 측면에서 저금리 시기에 오르지 않았던 월세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전세는 하락하지만, 월세는 상승하는 현상을 최근까지도 보이고 있다.
지금으로 돌아와보자. 금리는 아무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특별한 영역이다. 또한 금리는 특정 지역의 이슈가 아니라 전세계의 금융의 연결고리를 고려할 때 전 세계적인 이슈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감히 우리가 금리가 어떠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움직이는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다만, 금리가 어느정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오르내린다고 하면 우리가 원하는 일반분양가는 어떤 요소들에 의해 좌우될까?
매매가격은 소유권을 확보하여 가격의 상승에 대한 이익을 누리고자 하는 니즈가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매매가격은 다소 하락하고 있지만, 전세와 매매가 상승하고 있는 지금의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부동산은 불패의 신화도 아니고 하락으로 답을 정해놓고 생각할 것도 아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은 늘 상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과 각 요소들의 상관관계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장기간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개발사업의 시행에 늘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라고 할 것이다.
이재민 약력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이사
전 농협 감정평가전문가 과정 강사
전 건설산업연구원 자산운용전문인력 강사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본사 심사역
현 1기신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자문위원
현 인천연구원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