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이기주님의 《말의 품격》에는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바란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고 하지만,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나만의 향기가 풍기는 그런 것은 분명 내가 하는 말에서 나오는데 그것이 어떤 것일까.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참 품격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진심이 우러나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상대방이 비난해도 그를 향해 귀를 열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태도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화려한 단어를 구사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태도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은 개인의 의사를 좀 더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게 했지만, 점차 개인의 의사는 대중적으로 획일화되어가는 추세입니다.
19세기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J.S.Mill)은 《자유론》에서 ‘다수결의 횡포’를 지적하고 각각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밀(Mill)은 160년 전에 사람들을 마치 같은 모양을 틀에 찍어내는 붕어빵같이 동일한 생각과 가치관, 똑같은 삶의 방식으로 몰아넣는 현대사회를 예견했습니다.
밀(Mill)은 서로 대립하는 말 중 하나는 진리이고 다른 하나는 틀린 것으로 확연히 구분되기보다는 각각 어느 정도씩 진리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삶의 지혜는 종종 경청에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랄까,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과거에 경험해 보지 않은 조직에서 일하는 나 같은 사람은 무엇보다도 공경하는 마음으로 경청(敬聽)해야 합니다. 모든 말 속에는 약간이라도 진리가 들어 있습니다. 겸손과 굽힘, 협업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입이 아닌 귀를 내어주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고 나의 진심을 주고 싶습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