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지난 몇 년 동안 소주, 맥주, 막걸리로 대변되던 국내 주류 시장의 트렌드가 급변했습니다. 와인, 위스키, 하이볼 등 ‘비싸지만 맛있는 술’에 대한 인기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에 술 수입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술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주류수입 면허’를 세무서에서 발급받고, 식약청에 ‘수입식품 등 수입판매업’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인허가 과정을 거치고, 관세청에 수입신고 절차까지 모두 무사히 마쳐야지만 해외 술이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판매’입니다. 까다로운 인허가를 거쳐서 술 수입을 마쳤는데, 어디에 팔아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술 수입을 하는 이유는 팔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리 좋은 술을 가져오더라도 팔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술은 기본적으로 도매업체들을 통해서 시장에 유통이 됩니다. 그런데 인지도가 낮은 술을 덜컥 받아줄 도매업체가 많지는 않습니다. 도매업체들 역시 술집, 마트, 주점 등 판매처에 납품을 하기 위해서는 소매업장에서 받아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술 수입을 기획하는 업체는 ‘우리가 직접 팔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주류수입업체는 술 수입을 해서 직접 술을 팔아도 될까요?

안타깝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주류수입업체는 주류도매업체, 주류중개업체, 소매업체(음식점, 주류전문판매점, 마트 등)에만 납품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주류수입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술을 판매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술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문소매업 면허’나 ‘의제소매업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럼 저희 회사가 주류수입 면허랑 같이 전문소매업 면허나 의제소매업 면허를 받아서 팔면 되는 것 아닌가요?”

과거에는 주류수입업체는 수입한 주류만 판매를 해야 했고, 다른 사업을 병행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다른 사업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의제소매업이나 주류중개업은 여전히 겸업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의제소매업은 안되지만, 전문소매업을 함께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일까요? 그러나 여기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주류판매면허는 ‘하나의 장소’에서 ‘하나의 면허’만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술 수입을 하는 업체가 전문소매업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사업장을 구해야 합니다.

법인이라면 다른 장소에서 추가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의 '지점' 설립도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주류수입업체는 술 수입 후 자신의 전문소매점에 납품을 하고, 이 소매점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술을 판매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업장이 두 곳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법인이라면 본점과 떨어진 지점 설립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사업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술 수입과 함께 해외에서 맛있는 안주거리를 수입해와서 같이 팔아도 되나요?”

좋은 생각이지만, 이 역시 장애물이 있습니다. 국세청의 「주세사무처리규정」에 나와있는 전문소매업 면허의 사업범위는 이렇습니다. “판매할 주류의 종류만을 면허장소에서 소매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류만을’ 이라는 표현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

이 사업 범위에 따라서 본다면, 전문소매업자는 술만 팔아야 합니다. 만약 안주거리를 수입해서 판매하고 싶으시다면 또 다른 사업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즉, 주류수입업체, 전문소매점, 해외식품판매점 세 곳의 영업장을 확보해야 하고, 법인은 본점 한 곳과 별개로 지점 두 곳을 설립해야 합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