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4가지 용도
인간욕망의 채워주는 자원이면서 행복의 요소
돈의 감정... 수단이자 목적
[파이낸셜리뷰] 돈의 용도는 크게 네 가지로 상품-서비스 교환, 부채(debts) 해결, 다양한 물품에 대한 가격(price) 책정, 그리고 부(wealth)의 축적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등가물이 필요했다. 역사적으로 조가비, 담배, 소금, 가축, 식량, 장신구 등 다양한 물건이 돈으로 사용됐다.
돈이 지녀야 할 물리적 속성으로 ① 휴대가 간편하고 ②잘 마모되지 않을 것, ③성분이 동질적일 것 ④나누기 쉬울 것 ⑤ 알아보기 쉬울 것 ⑥ 보전이 용이할 것 ⑦ 교환하기에 편리한 것 등이다.
오늘날 돈은 이런 물성을 지닐 필요가 없어졌다. 국가의 권위와 법으로 어떤 물건이라도 돈이라고 지정하면 돈이 된다. 종잇조각에 불과하거나, 플라스틱 카드라도 사회적 믿음이 있으면 통용된다. 돈은 상징적 혹은 관념적 특징을 가진다.
돈은 수단이면서 목적이다. 선과 악이 되는 돈의 양면성을 부인할 수 없다.
돈의 생성에 관해서는 실용기원설, 시장 유통설, 종교기원설, 장식기원설 등이 있다. 원시 사회에서는 종교적, 의례적, 장식적 기능을 가졌다. 중남미를 지배했던 마야인 들은 교환 이외에 세금 징수를 위해 돈이 사용됐다고 한다.
돈은 인간의 감정을 지배한다. 슬픔, 분노, 증오, 기쁨을 결정한다. 돈은 고통과 기쁨이라는 모순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돈은 강력한 힘이다. 거래할 수 있는 능력과 신분의 징표이다.
돈 앞에는 누구나 평등하다. 돈만 있으면 고급차 값비싼 음식 등 원하는 것을 사고 누릴 수 있다. 신분이 낮다고 학력이 보잘 것 없다고 무시를 당하지 않는다. 돈은 선을 악으로, 악을 선으로도 만든다. 추남을 미남으로 만들고 늙은 것을 젊게 만들고, 심지어는 불치병을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만든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돈은 나쁜 것’이란 관념을 갖고 있다. 돈에 몰두한 사람은 다른 것을 쳐다보지도 않는 수전노라고 폄하한다. 돈을 밝히는 것은 탐욕스럽다며 비판의 대상이 된다. 즉 돈에 대한 언급은 문화적 금기이다. 그래서 친구사이라도 공공연하게 돈 이야기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돈은 인간욕망의 채워주는 자원이며 행복의 중요한 요소이다. 돈은 풍요와 기쁨의 친구를 만들면서 한 편으로는 저주와 불행을 좌우한다. 친구나 연인사이라도 돈 문제에 걸리면 인정사정이 봐주지 않는다. 돈은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를 지배한다. 전쟁과 권력에 연결되어 있어 사람을 죽이기도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돈을 쫓는 사람은 가난하다. 돈만을 위해 사는 사람도 허접하다. 돈을 증오하면 돈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돈의 본질을 이해하고 돈의 효용성을 활용하는 사람이 부자다. 여 정당하게 버는 것은 축복이다.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어떻게 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갈라진다. 품격 있는 부자와 천한 부자의 차이는 단순하다. 정당하게 돈을 벌어 주변사람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억압하고 지배하고 착취하는 데 돈의 힘을 이용하는가? 이다. 돈은 죄가 없다. 일단 돈을 번 다음에 정당하게 쓸 때 가치 있는 사람으로 남는다.
삼성의 故 이병철 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 목표는 오직 부의 축적이었다. 배고프고 잠 잘 곳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사업보국, 수출 보국’이 삼성의 기업가정신으로 바뀌었다.
사람이 남길 때 뭘 남기겠는가? 돈, 명예 아무것도 아니다. 살아생전에 매일 즐겁게 일하고, 나로 인해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봉사와 사람의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
일각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 라면서 돈의 힘을 축소하기도 한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 없이 행복하기가 힘든 것도 현실이다. 돈은 저주이며 축복이다. 선과 악도 돈에서 비롯된다.
잘 사용한 돈은 내일의 인류를 성장시키는 퇴비가 된다. 평생을 빚에 시달려 누구보다 돈이 절실했던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하길 "돈은 절대적인 힘이다. 동시에 평등의 극치다. 돈은 모든 불평등을 평등하게 한다." 돈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쁘기보단 활용에 따라 수백 가지 얼굴로 바꾸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