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테슬라
[기업Hi스토리] 테슬라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8.1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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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모든 것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일으킨 미국의 기업이다.

지난 2003년 오로지 전기차만 만드는 기업으로 출발한 테슬라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등극하는 데는 20년도 걸리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2004년 대규모 자본 투자자 자격으로 테슬라에 참여한 ‘한발 늦은 창업자’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엄밀히 말하면 진짜 창업주는 공동 창업자인 마틴 애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기 때문이다.

1995년 미국 실리콘밸리로 이주한 머스크는 동생 킴벌과 ‘집2(Zip2)’라는 웹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다. 집2는 온라인으로 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집2는 현지 기업의 위치를 손쉽게 파악하는 등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그 결과 머스크는 집2 지분을 컴팩에 2200만달러(약 284억원)에 매각했고 이어 두 번째 사업인 온라인 금융 서비스 ‘엑스닷컴’도 ‘페이팔’로 성장시켰다. 이베이가 지분을 인수하며 머스크는 단숨에 1억 6500만달러(약 2130억원)를 거머쥐었다. 그의 나이 31세. 창업 7년 만에 억만장자가 된 것이다.

한편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인 마틴 애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1997년 e북 리더기 업체 누모미디어를 만들어 큰돈을 벌었다. 2003년 초 그들은 지구온난화를 억제할 방법을 구상하던 중 전기자동차를 떠올렸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기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이름은 교류 유도 전동기를 최초로 개발한 니콜라 테슬라(Nichola Tesla)의 이름을 따 테슬라라고 정했다.

이들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했다. 마틴 에버하드는 벤처캐피탈 업계에 발이 넓은 일론 머스크를 통해 투자자를 소개받고자 2004년 2월 스페이스엑스(SpaceX) 본사를 찾아갔다. 전기자동차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마틴 에버하드에게 일론 머스크의 합류는 동아줄과도 같았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설립된 다음 해인 2004년, 약속했던 650만 달러를 투자하며 테슬라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 됐다. 합류와 동시에 일론 머스크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고, 안정적 자금을 확보한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고생 끝에 전기자동차 개발을 앞두고 마틴 에버하드와 일론 머스크의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틴 에버하드는 현재 가능한 기술력과 타협해 빨리 생산 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기 원했고, 일론 머스크는 이상주의자답게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그 자체로 완벽하고 혁신적인 전기자동차를 만들기를 원했다.

이 둘의 기술적인 견해 차이로 인해 제품 출시일은 계속해서 연기됐고, 이로 인한 투자자의 추궁과 질책은 모두 테슬라의 기존 대표인 마틴 에버하드에게 돌아갔다. 마틴 에버하드는 회사의 최초 설립자이자 대표였지만, 회장이자 유일한 대주주와 맞서기에는 작은 존재였다. 

결국 그는 2007년 CEO직을 내려놓았고, 이사회에서 축출당했다. 이 과정에서 마틴 에버하드는 명예훼손, 계약위반 등을 주장하며 일론 머스크와 법정에도 서게 됐다. 마틴 에버하드와 함께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실현을 꿈꾸며 테슬라를 공동 설립했던 마크 타페닝도 이듬해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일론 머스크의 상상은 현실이 되며, 2006년 7월 테슬라의 첫 번째 양산형 전기 스포츠카 테슬라 로드스터(Tesla Roadster)가 공개됐다. 로드스터 공개 전까지만 해도 전기자동차는 그저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카트나 셔틀버스 정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한 번의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하고 4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는 스포츠카인 테슬라 로드스터에 열광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설립 후 자금 부족과 안팎의 공격에 시달리며 십수년간 ‘적자 기업’ 꼬리표를 달았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겹치자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워 테슬라와 스페이스X 모두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결국 머스크는 남은 사재 4000만달러(약 516억원)를 ‘망할지도 모를 회사’ 테슬라에 몽땅 털어 넣는 베팅을 했다. 또한 기존 투자자와 부자 친구들을 쫓아다니며 추가 투자를 부탁해야 했다.

그 결과 2008년 중순 스페이스X 팰컨 1 4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NASA와의 대규모 화물 계약을 유치하고 테슬라 로드스터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2012년 상반기에는 CRS-1과 테슬라 모델 S의 출시 성공으로 비로소 실리콘밸리의 냉소주의자들도 그를 인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모델Y./사진=연합뉴스

화성으로의 이민을 꿈꾸던 일론 머스크를 꿈에 빠진 몽상가라고 손가락질했던 언론들조차 그를 세상을 바꿀 혁신가라고 추켜세웠고 테슬라도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성공한 사업가 일론 머스크라는 퍼스널 브랜드 정체성이 더해져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얼마 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론머스크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도 “나는 전기차를 지지합니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이 나를 매우 강력하게 지지했기 때문입니다.”라며 입장을 바꾸기도 할 만큼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테슬라는 내년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사 생산라인에 투입한다. BBC 등 매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내년에 자사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2026년에 외부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테슬라는 안전성이 확보되고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감독이 필요 없는 자율 주행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머스크는 이것이 내년까지도 실현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 전했다.

다만,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신빙성이 높지는 않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매년 테슬라가 연말까지 자율주행을 달성할 것이라고 언급해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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