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가율 하락 불구, ‘대외적 원가 상승’ 명목으로 ‘재차’ 가격 인상 ‘논란’
8일부 버거류 평균 2.2% 인상…2021년 이후 4년 새 5번 가격 올려 ‘왜?’
불고기버거 2년 9개월 만에 23% 인상…3900원→4800원
지난해 부채비율 330%, 2018년 194% 대비 급등…경영개선 위한 ‘가격 인상’ 선택
[편집자주] 내년이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시작된다. 정치권에서는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를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가 오피스타운에는 한 끼 식대가 1만원을 넘는 곳이 즐비하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1만원으로 한 끼 해결할 수 대표적인 식품이 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햄버거’가 주인공. 그런데 이 햄버거마저도 물가 상승을 이유로 대부분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서민 입장에서는 ‘햄버거 너마저?’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이에 본지는 햄버거 가격인상 적정성과 함께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 기업들의 경영 및 재무 현황을 분석했다.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지난 3년간 누적해서 가격을 23% 올린 롯데리아가 원가율 하락에도 재차 가격 인상을 단행해 햄버거 평균 가격이 또 한 번 올라갈 기세이다.
원가율은 매출액에 대한 원가의 비율로 이익률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원가율을 낮추면 이익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롯데리아는 원가율을 2022년 51.9%에서 지난해 48.9%로 낮췄다. 그럼에도 버거류 가격을 평균 2.2% 인상하고, 디저트류 등 68개 품목의 가격도 평균 3.3% 올린다고 밝혀 대외적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모순적인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맹점 부담 줄이기 위해 올렸다? 납품 단가는 안 올려야 하는데...
가격 인상은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판매가격만 인상하면 가맹점주들을 위한 것이지만 가맹단가도 같이 올릴 경우,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오히려 가격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겨 가맹점이 손해 볼 확률이 더 높다.
롯데리아는 상품매출 비중이 다소 높은 편이며 원가율도 높은 편에 속한다. 통상 원재료로 직접 공장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매출 비중이 높으면 원가율이 낮다.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맥도날드는 지난해 원가율이 37.1%다.
반면 상품은 다른 거래처에서 만든 완제품을 가맹점에 공급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상품매출 비중이 높다면 원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일례로 맘스터치는 상품매출 비중이 90%를 차지해 지난해 원가율이 67.5%에 달한다.
롯데리아의 상품매출 비중은 77%로 제품매출 비중이 맘스터치보다 높은데도 원가율이 50%에 육박해 남는 이윤이 다 어디로 쓰이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부채비율이 3년째(2021~2023년) 300%를 넘는 위험 수준이다. 이에 롯데리아가 기업경영 실패로 인한 부채 부담을 가격 인상 등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에 달하면 대주주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체적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을 택한다. 맥도날드의 경우 2022년 부채비율이 1277.8%에 달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부채비율을 171.8%로 줄였다. 롯데건설도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지급 보증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그동안 자금조달을 했다.
얼마 전 롯데그룹에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면서 롯데GRS 자체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각자도생 전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해체 수준에 처한 큐텐그룹처럼 자구노력보다는 롯데의 각 계열사가 부채 부담을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시장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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