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주 인기시장 ‘동남아시장’ 현지공략 위해 베트남에 소주공장 2026년 완공
국내 소주류 수출 비중 하이트진로가 54%로 절반 이상 차지...K-소주 수출 성장 견인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주류업계 최초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해외에서 소주로 한국 주류(酒類)의 주류(主流)를 장악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필두로 이른바 ‘K-소주‘ 성장을 주도한 하이트진로의 지난 5년간 소주부문 해외수출 실적이 4배 가까이 성장하며, 참이슬과 진로가 한국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별도기준 소주류 해외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393억원을 기록했다. 참이슬, 진로를 포함해 자몽에이슬 등 소주와 동일한 패키지의 ’리큐르‘ 주종을 포함한 실적이다.
5년 새 4배 성장한 소주 수출실적, 해외 현지 생산기지 설립으로 이어져
이 같은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소주류 수출실적은 2018년 378억원과 비교하면 268.3% 증가해 5년 만에 4배 가까이(3.68배) 늘어나는 등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는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7% 감소해, 하반기 수출실적 추이에 따라 5년째 이어온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이트진로는 K-소주 부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올해 동남아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에 해외수출 전진기지인 현지공장 설립을 본격화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노이 인근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산업단지에 8만2083㎡(약 2만4873평) 규모의 소주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K-소주를 알리기 위한 하이트진로의 행보는 약 10년 전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일본, 미국, 중국 등 기존의 해외법인에서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신규 법인들을 설립해 꾸준히 판로를 넓혀 왔다. 지난 2016년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필리핀, 싱가포르에 잇따라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캄보디아, 태국 등에는 현지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소주의 현지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또, 참이슬, 진로와 같은 전통 소주 외에 현지인 취향에 맞는 수출전용 과일소주를 출시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판매상승을 견인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5년 만에 소주류 수줄 4배라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내수산업인 식음료업계가 최근 K-식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식품이 주도한 해외수출 성장이 K-소주를 필두로 주류시장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소주‘ 원조 참이슬·진로 등 지난해 수출 점유율 54%로 1위…수출 1억달러 돌파
하이트진로가 K-소주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관세청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평균환율(1307.76원)로 하이트진로 소주류의 수출실적을 환산하면 1억 658만 달러로 소주류로만 해외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수출한 소주류 전체의 54%에 달하는 수치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수출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주류의 지난해 수출액은 총 1억9784만 달러를 기록했다. 1억8751만 달러를 기록한 2022년 대비 5.5% 성장한 수치로 같은 기간 19.5% 성장한 하이트진로가 국내 전체 소주류 수출실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중 하이트진로의 수출비중은 2022년 48.2%에서 지난해 53.9%로 5.7%p 늘어나며 국내 소주 수출의 반 이상을 참이슬, 진로 등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실적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소주브랜드 경쟁력은 이미 20년 이상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영국의 주류전문지인 '드링크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참이슬은 2001년부터 23년 연속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는 전 세계에서 9740만 상자(상자당 9ℓ 기준)가 판매됐는데, 이는 1초당 77병씩 팔리는 수준이다.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 세계적인 증류주들을 모두 따돌리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에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상반기 '글로벌 비전 2030'으로 '소주의 대중화'를 선포하고, 2030년까지 해외시장 소주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글로벌 증류주 1등 브랜드인 참이슬을 앞세워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참이슬과 진로는 K-소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자리잡았다”면서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장을 시작으로 미국·중국·유럽 등 규모가 큰 시장으로 확대해 소주의 글로벌화로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