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판로 확대’ 설립 취지와는 반하는 행보, 정권 눈치보기식 경영?
박지혜 의원 “설립 목적에 부합하도록 국내 중소기업 상품 발굴에 힘써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국내 중소기업과 농축수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최근 들어 해외 OEM(주문자 위탁 생산)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린 것이 확인됐다.
실적을 의식한 탓인지는 몰라도, 국내 다양한 중소기업들을 발굴해 이들을 강소기업으로 키워줘야 하는 공영홈쇼핑으로서는 설립 목적과 반하는 행보로 비쳐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진행된 공영홈쇼핑 이사회에서 ‘배당’과 관련한 안건이 올라왔던 만큼, 중소벤처기업부의 공공기관이 자신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설립 본연의 취지를 망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의정부시 갑)이 공영홈쇼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영홈쇼핑 전체 판매액 대비 해외 OEM 제품 판매 비중은 12.38%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해외 OEM 판매 비중을 보면 ▲2020년 13.01% ▲2021년 11.16% ▲2022년 8.66%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23년 10.3%, 올해 12.38% 등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액수로 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공영홈쇼핑에서 판매한 해외 OEM 제품 판매액은 647억 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중국 제품이 479억100만원을 차지해, 전체 해외 OEM 제품 판매액의 74%를 차지했다. 베트남은 20.24%, 인도네시아 2.47% 등의 비중이었다.
공영홈쇼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 설립 목적과는 맞지 않다며 ‘해외 OEM 제품 배제’를 시행했으나, 시행 1년 만에 OEM 상품 판매 확대를 하도록 정관을 변경한 바 있다. 올해는 해외 OEM 제품 판매비중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적 올리기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공영홈쇼핑의 지분의 50%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45%는 농협경제지주, 5%는 수협(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한 공공기관인 만큼 사실상 중기부 자체 성격이 강하다.
공영홈쇼핑이 OEM 상품 판매 확대 등 수익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3월14일 진행된 공영홈쇼핑 이사회에서 ‘배당’과 관련한 안건이 올라온 것까지 확인되면서 본연의 설립 취지는 망각하고 정권 눈치보기식 경영 방식을 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혜 의원은 “공영홈쇼핑은 공익적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인 만큼 국내 제조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국내 중소기업 상품 발굴에 힘써 해외 OEM 제품과 국내 생산 제품 판매 비율이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공영홈쇼핑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만큼 국내 중소기업 판로개척이라는 목표를 잘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