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2024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위원장 이철규)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전력기술(사장 김성암)이 등장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 대전 원자로설계개발본부(대전 원설본부) 총원 332명 가운데 67명이 휴직 또는 연수를 신청했다.
한국전력기술이 대전 원설본부 전원에게 11월 중으로 본부가 있는 김천으로 이전할 것을 공지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원자력 발전소 설계 과정 중 안전설계가 핵심인 1차계통 담당하는 원설본부의 무더기 인력 이탈로 인해 체코 원전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전 원설본부는 올해 8월까지 자발적 퇴직자가 9명(30대 8명)이 발생했고, 대다수의 인원이 이직사유에 ‘김천이전’이라고 명시했다. 이직자의 절반은 대전 지역에 위치한 타 공공기관으로 이직했다.
전 원설본부는 향후 5년 안에 구성원의 30% 가량(100명)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중견리더 그룹이 부족한 조직이라 잇따른 퇴사로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이는 한국전력기술이 대전 원설본부 구성원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한 채 김천 이전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장철민 의원실 측의 지적이다.
앞서 대전 원설본부 팀장, 처장, 실장 등 보직자들은 ▲대전에 있는 원자력연구 산·학·연 기관들과의 협력체계 약화 ▲체코원전 수출 등으로 원자로 전문인력이 필요한 때에 이전으로 인한 전문인력 이탈 등을 지적하며 “졸속으로 추진 중인 김천 이전 즉각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기술 본사는 11월까지 본사 이전 계획을 통지하고, 5시간 걸리는 출퇴근 버스 수요 조사에 나섰다. 이에 300여 명 중 70명가량이 휴직과 연수를 신청하고, 보직자 31명 중 절반이 보직 사퇴와 휴직을 신청하는 등 사퇴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김천 이전의 명분이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전력기술은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주장하고 있지만, 원설본부가 위치한 대전은 수도권도 아닐뿐더러 원자력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어 업무 연관성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한전기술 이사회가 사장의 비위행위 등을 한전기술 김성암 사장의 직무정지를 의결하는 등 한전기술 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전 원설본부 인력 이탈은) 체코 원전을 비롯해 원자력 안전 설계가 흔들리는 국가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어 한국전력기술 김성암 사장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황주호 사장에게 “원설본부는 체코원전 관련해서 중요한 기술을 설계하는 조직인데 한수원 입장에서도 이 문제를 손놓고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력기술과 한수원, 산자부와 협의해서 인력 유출 해결방안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이전계획은 연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