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반찬가게 창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반찬가게에서 만드는 제품 자체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들고, 접하는 제품이라는 것도 한몫을 합니다.

“누구는 몇 천 만원으로 창업해서 월 매출이 투자비용보다 더 나온다더라”, “반찬은 조금만 맛있게 만들어도 찾는 사람이 많아서 꽤 쏠쏠하다”

이와 같이 주변인들의 입을 통해 떠도는 각종 얘기들이 예비 창업자들의 환심을 사로잡습니다. 손님뿐만 아니라 인근 음식점들에도 팔 수 있다면 수익성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그리고 반찬가게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반찬가게 창업 시 손님에게 파는 것 외에 다른 음식점, 판매점에 반찬을 팔고 싶으시다면 주의하셔야 합니다.

일단 반찬가게를 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인허가가 필요합니다. 반찬가게는 해당 가게에서 손님이 음식을 받아서 즉시 먹는 형태가 아니기에 식품접객업(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은 아닙니다.

손님들이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이므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이 맞습니다.

그리고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직접 반찬을 만들지 않고 다른 제조업체에서 만든 반찬을 덜어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통조림 및 병조림 제품, 레토르트 식품, 냉동식품, 어육제품, 특수용도식품, 식초, 전분, 알가공품, 유가공품 제품들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 소분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손님에게 반찬을 판매한다면 직접 만들어서 팔든지, 제조업소에서 만든 식품을 가져와서 소분해서 팔든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만으로 충분합니다.

다른 음식점이나 판매점에 반찬을 납품하겠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다른 업체에 식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 비해 까다로운 요건에 맞춰 시설을 구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품목제조보고’입니다. 식품제조가공업자는 식품을 생산하는 경우, 생산 전이나 생산 후 7일 이내에 어떤 식품을 생산할 것인지, 제품 유형은 무엇이고, 어떤 원재료를 사용하는지, 재료의 배합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제품의 영양성분 함량은 얼마인지, 소비기한은 얼마인지, 어떤 재질로 포장할 것인지 등을 모두 해당 지역 행정청에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반찬가게의 경우, 정말 많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수많은 제품들에 대해서 어떻게 품목제조보고를 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또 ‘자가품질검사’ 역시 문제입니다. 식품제조가공업자는 법령으로 정해진 바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생산된 식품에 대해 자가품질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반찬가게는 만드는 식품의 종류가 많은 만큼 주기적인 검사비용도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다른가게에 반찬을 납품하기 위해서 식품제조가공업 인허가를 받을 때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 HACCP(해썹) 의무 식품이 있는 것은 아닌지도 주의해야 합니다. 배추김치를 비롯해서 국과 같은 즉석섭취식품은 해썹 의무 대상에 해당되는 식품들입니다.

혹여 고기를 직접 손질하거나, 고기에 양념을 해서 파는 경우 고기가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따라서 ‘식육가공업’ 인허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식육가공업의 경우 2024년 12월 1일부터 모든 업체가 HACCP을 의무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합니다.

또 다른 제조업체에서 만든 반찬을 소분해서 손님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분한 식품을 다른 업체에 다시 납품하는 경우라면 ‘식품소분업’ 인허가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반찬가게 역시도 손님에게 직접 판매를 할 것인지, 다른 음식점이나 판매점 등에 납품을 하는지에 따라서 필요한 인허가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고, 인허가를 위한 투자 비용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