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25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교육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다양한 이슈가 떠올랐다.
국립대학 도서 폐기율이 연평균 139%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코로나19 이후 택배 물동량이 급증해 국민 1인당 연 택배 이용 횟수는 100건에 달했다. 또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의 신청부터 지정까지 최장 1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년을 넘긴 근로자 재고용 사업장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립대학교 10곳, 매년 40만권 이상 도서 폐기
최근 국립대학교 10곳의 교내 도서들이 매년 40만 개 이상 폐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이 국립대학교 10곳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한 해 평균 구입 도서 및 폐기 현황에 따르면 연평균 구입 도서는 총 29만 3366권, 폐기 도서는 총 40만 9061권으로 나타났다.
국립대학교 10곳의 연평균 도서 구입 대비 폐기율은 약 139%로, 구입되는 도서량에 비하여 폐기되는 도서의 수가 현저히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별 구입대비 도서 폐기율은 서울대학교가 404%로 가장 높았으며 전북대 239%, 경상국립대 152%, 전남대 139%, 부산대 139%, 충남대 107%, 제주대 91%, 경북대 75%, 강원대 74%, 충북대 0.2%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올해 국립대학교 10곳의 도서 미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단 1회도 이용되지 않은 도서들의 비율 역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원대와 부산대의 경우 대출 전적 없는 도서 비율이 각각 51.2%, 50.8%로 전체 도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제주대 49.2%, 충북대 37.3%, 경상국립대 37.3%, 전남대 36.8% 등으로 나타났다.
문정복 의원은 “대학은 학생들의 여러 소양을 쌓는 중요한 공간으로 교양과 지식을 쌓기 위해선 도서관 내 다양한 도서가 들어서야 한다”며 “대학 구성원들의 서적 이용량을 늘려 읽히지 않고 버려지는 책들이 없도록 각 국립대학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발하는 택배 물동량,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 연 100건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국민 1인당 연 택배 이용횟수가 1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이 국토교통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택배 물동량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택배 물동량은 약 ▲2019년 27억건 ▲2020년 33억건 ▲2021년 36억건 ▲2022년 42억건 ▲2023년 51억건을 돌파하고, 2022년 대비 지난해 물동량 비율이 22%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 1인당 택배 이용횟수로 비교해보면 ▲2019년 53.8회 ▲2020년 65.1회 ▲2021년 70.2회 ▲2022년 80.1회 ▲2023년 99.7회로 2019년 대비 지난해 택배 이용률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기준 업체별 시장 점유율 순위로는 ▲1위 CJ대한통운 15.9% ▲2위 쿠팡CLS 15.3% ▲3위 롯데택배 6.1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쿠팡CLS의 경우 ▲2021년 0.04% ▲2022년 6.1% ▲2023년 15.3%로 2021년 대비 15.2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홍철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정착화되면서 택배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추가 물류센터 건립 등 택배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골목상권 침투하는데, 중기부는 서류심사 중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의 신청부터 지정까지 최장 1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영세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생계형 적합 업종 신청일 및 지정 소요기간’자료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까지 신청일로부터 최소 8개월에서 최장 13개월, 평균 10개월이 소요됐다.
서적 및 잡지류, LPG 연료 소매업은 8개월, 자동판매기 운영업과 장류(간장·고추장·된장·청국장), 두부 및 유사식품 제조업은 9개월이 소요됐다. 국수, 냉면, 떡국떡 및 떡볶이떡 제조업은 가장 긴 기간인 13개월이 소요됐다.
현행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법과 시행령에 따라 소상공인 단체가 생계형 적합업종을 신청하고 동반성장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지정되기까지 최장 15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생계형적합업종법 시행령 제7조제3항에 따라 동반위의 추천까지 최장 9개월, 생계형적합업종법 제7조제3항에 따라 추천 이후 지정까지 최장 6개월이 걸릴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절차는 신청 접수를 시작으로, 전문 연구기관의 실태조사, 당사자 의견 청취, 실무위원회의 타당성 심의를 거친다. 이후 동반성장위원회가 부합 여부(부합,일부부합,미부합)를 중기부에 제출하면, 최종적으로 중기부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지정 여부가 확정된다.
문제는 현행 체계가 급변하는 산업변화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를 제때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정 절차 동안 대기업이 사업 인수와 확장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오세희 의원은“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 적합업종 부합·일부 부합 의견을 제시할 경우, 심의위원회 심사 기간 동안 대기업의 사업 개시·확장을 제한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할 경우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년 넘긴 직원 다시... 재고용 사업장 역대 최다
정년을 넘긴 근로자를 계약직 등으로 다시 고용하는 ‘재고용’ 제도를 운용하는 사업장이 전체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비중이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구책으로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적극 활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정년제를 도입한 36만 3817개 사업체 가운데 재고용 제도를 운용하는 곳은 13만 981개로 36.0%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0만2445곳(28.9%) ▲2020년 8만2902곳(24.1%) ▲2021년 9만4338곳(27.2%) ▲2022년 10만8038곳(31.3%) ▲2023년 13만981곳(36.0%)이 재고용 제도를 운영했다. 5년 사이 도입률이 7.1%p나 높아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70.4%), 운수·창고업(52.6%), 시설관리업(52.0%) 등은 재고용 제도 도입률이 절반을 넘었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청년 유입률이 적어 고령화가 빠른 업종이다. 반면 금융·보험업(16.2%), 정보통신업(23.4%) 등은 도입률이 30%에 미치지 못했다.
퇴직 후 재고용이 증가하면서 일부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 재고용된 근로자들이 계약 연장이 안 될 경우, 더 근무하고 싶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등이다. 이로 인해 퇴직 후 재고용의 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위상 의원은 “초고령사회에 맞춰 고용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처음 확인됐다”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제도를 조속히 마련할 차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