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디안 감성으로 즐기는 신선한 커피와 프레시한 도넛
150개 매장 목표, 스타벅스급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나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지난해 12월 한국에 상륙한 캐나다의 대표 커피숍인 ‘팀홀튼(Tim Hortons)’이 무서운 기세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팀홀튼은 한국 진출 한 달 만에 도넛류 30만 개와 커피 메뉴 10만 잔 이상을 판매하는 오픈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는 신논현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장소에 13개의 매장이 있으며 향후 5년간 150개 매장 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한길 건너면 카페가 겹겹이 보이는 ‘커피 공화국’에서 팀홀튼만의 색깔과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팀홀튼(Tim Horton)은 1960년대 아이스하키 선수이자 캐나다의 국민 영웅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자신이 사는 온타리오주의 해밀턴이라는 동네에 본인의 이름을 딴 작은 가게를 만들어 커피와 도넛을 판매했다.
팀홀튼은 누구나 언제든지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카페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늘 신선한 커피를 내려 사람들을 맞았다고 한다. 팀홀튼이 연 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빠르게 퍼져, 현재 캐나다에 4300여 개의 매장이 있는 아이코닉한 브랜드가 됐다.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팀홀튼이라는 표현 자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 맛뿐만 아니라 가성비가 강점인 팀홀튼의 한국 가격은 어떨까.
스타벅스 코리아 등 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아메리카노 가격은 88% 수준이다. 같은 도넛을 주력으로 하는 던킨과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아메리카노 가격보다는 300원 더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물가와 부동산 시장, 인건비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했으며 팀홀튼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에 다가선다는 말은 다소 오해가 있다”라고 전했다.
커피와 도넛, 분위기도 판매한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커피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풍요 속의 새로움이다. 이에 팀홀튼은 커피와 도넛뿐 아니라 캐나다 현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판매한다.
팀홀튼 공간의 콘셉트는 ‘인스파이어드 바이 네이처(Inspired by Nature)’다. 캐나다 단풍잎에 영감을 받아 유기적인 자연 곡선을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둥그렇게 굴리기만 한 것이 아닌, 디자이너가 각도를 계산해 진짜 자연을 닮은 곡선을 활용했다.
한국 1호점이자 플래그십 직영 매장인 신논현역점은 팀홀튼 글로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웜 웰커밍(Warm Welcoming) 디자인 컨셉이 세계에서 2번째로 적용된 매장이다.
매장 안은 단풍나무 등 붉은색 단풍잎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형물, 자연 친화적인 마감재와 인테리어 가구를 활용해 포근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캐나다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맛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 기존 소비자들에게는 색다른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계절별로 메뉴에 이국적인 변화를 준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가정의 달’이 있는 지난 5월에는 특정 매장에 아이들이 좋아할 ‘스마일쿠키’를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을 아동 권리 단체 ‘야나(YANA)’에 전부 기부했다.
팀홀튼의 스마일쿠키 캠페인은 캐나다 전역 팀홀튼 매장에서 28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하는 사회 모금 활동으로 ‘작은 쿠키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 아래 스마일쿠키의 판매 수익을 기부하고 있다. 팀홀튼의 핵심 브랜드 가치인 CARE(Connect, Appreciate, Respect, Everyone)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1996년 캐나다 해밀튼 아동 병원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단풍이 드는 계절인 현재는 가을 낭만을 선사하는 ‘메이플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플 라떼, 메이플 딥 도넛, 메이플 햄앤치즈 멜트 등 총 7종의 메뉴는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을 특유의 달콤함과 함께 연상케 한다.
팀홀튼 담당자는 “팀홀튼은 모든 메뉴에 팀홀튼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려 하고 있으며, 캐나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담은 시그니처 메뉴부터 로컬 니즈를 좀 더 반영하는 메뉴 등 다양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따뜻한 맛으로
갓 구운 빵 냄새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완제품을 쇼케이스에 진열해 판매하는 타 프랜차이즈와 달리, 팀홀튼은 'Always Fresh한 푸드 카페' 이미지를 추구한다.
도넛이나 샌드위치 등 신선 메뉴를 주문 후 즉시 조리하며, 매장 안쪽에 있는 평균 5평 규모의 ‘팀스 키친’에서 도넛과 팀빗 등을 직접 굽고 디핑한다.
또한 팀홀튼이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만큼 전 세계에서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도록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100% 아라비카 원두를 취급하며, 숙련된 커피 감별사들이 매번 커피 로스팅할 때마다 심사를 진행해 원두에서 커피 한 잔으로 완성되는 과정에 함께한다.
롱런은 미지수
한편 일각에선 팀홀튼이 치열한 한국 커피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캐나다 유학이나 여행을 통해 팀홀튼을 경험한 사람들을 초기에 끌어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블루보틀'은 2019년 한국에 진출해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최근 3년간 수익성 악화를 이어가고 있다.
팀홀튼은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가 적용된 Drive Thru를 비롯해 다양한 타입의 매장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위치 선정에서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 매장 인테리어, 메뉴 제조까지 모든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팀홀튼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통할지 지켜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