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전 입장 표명 없자 "실망스럽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뇌물수수·직권남용 혐의, 의료법 위반 등 13개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정치권은 일단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검찰 출석에 앞서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고와 달리 특별한 메시지가 없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에 앞서 포토라인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막한 입장만을 내놓은채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
이에 정치권은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 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회 청문회와 검찰 조사에서 줄곧 발뺌과 모르쇠로 일관했던 국정농단의 부역자들이 박영수 특검 조사에서 술술 자백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지켜봐왔다”며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13가지 범죄 피의자로서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 진실에 대한 더 이상의 공방이 없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검찰의 ‘예봉(銳鋒)’이 말잔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결정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원했건만 끝끝내 형식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검찰 청사로 사라졌다”며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이제 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며 “이번 검찰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이다. 또한 그것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행여나 했는데 역시나다. 지난번 청와대를 떠나올 때도 국민들에게 메시지 없이 떠나더니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라고 하면서 본인의 죄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라 실망스러웠다”라면서 “오늘도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용서를 표하지 않고 원론적인 말씀만 하고 가신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검찰은 어떤 외압이나 외부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움을 느끼셨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오늘 검찰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면서 다시는 불행이 반복되지 않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또한 “국가의 국민통합 등을 고려해 조사 과정 전후에 전직 대통령 예우와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써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전직 대통령에게 반복되는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선 대통령 본인의 엄정한 국정운영도 중요하지만 개헌과 대화를 통해 87년 헌법 체제가 갖는 근본적 결함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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