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 만료일이 임박하고 있으나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김 후보자 또다시 낙마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사법부 수장들의 공백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17일 현재 국회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조차 채택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완강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602만 원짜리 크로아티아 부부여행에 대해 “개인 여행”이라고 위증했다고 주장하며 청문보고서 채택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5명)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5명), 국민의당(2명), 바른정당(1명)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할 수 있지만 여야가 ‘합의 채택’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야당이 한 목소리로 반대했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도 김 후보자 인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여권은 박 후보자 자진 사퇴를 김 후보자 인준 설득용 카드로 쓸 심산이었다. 그러나 야권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청와대 인사 책임론이 확대되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완성만 늦춰지게 됐다.
여야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하고 주말에도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더라도 다음 관문인 본회의 표결이 더 큰 고비다. 한국당이 반대하는데다 청문보고서 채택에는 긍정적인 국민의당도 본회의 처리에는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 ‘적폐연대’, ‘땡깡’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당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에 사과를 요구한 상태다. 물론 추 대표 등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여권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동원해 강행 처리에 나서기도 어렵다.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김이수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24일까지 김 후보자 인준이 완료되려면 22일에는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야당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