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파들이 오는 2월 신설합당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도 신당 창당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국민의당 분당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통합 반대파 현역 의원의 대부분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는 만큼 호남당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합당과 통합을 저지하는 것만으로는 찬성파, 합당을 추진하는 측에서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배수진으로 개혁신당 창당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통합 찬성파 측에 대해 우리가 같이 갈 수도 없고, 같이 갈 필요도 없다. 국면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라며 “개혁신당을 앞으로 우리가 로드맵도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 의원은 “통합쪽에 가는 많은 의원들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보수정치, 보수노선에 끌려가는 것에 대해 많은 회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이 국회의원 20명인 점을 감안한 예측이다.
현재 반대파에서는 20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는 반면 통합파에서는 7~8명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은 전날 통합 공식 논의 창구인 ‘통합추진협의체’ 출범식을 열고 다음달까지 제3세력을 아우르는 통합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는데, 이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앞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전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개혁신당 창당 노선에 대해 토론했다.
회의에는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조배숙·유성엽·김종회·박주현·박준영·윤영일·이상돈·장정숙·최경환 등 11명의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 모두 신당창당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의 경우 의원직 유지를 위해 우선 통합신당에 참여하되 개혁신당에서 활동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비례대표인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도 적은 한국당에 두되 바른정당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의원직을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일단 통합되는 신당에 적을 두고 개혁신당에 참여해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합 반대파의 본격적인 신당창당 작업은 1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전 대표는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선 “우리는 통합 저지에 1차 목표를 두고 만약 그래도 추진한다고 하면 확실하게 갈라서야 한다”라며 “최소한 보수야합 통합파들이 추진하고 있는 1월 말, 그때까지 저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