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북한 응원단의 ‘남자 가면’을 두고 11일 정치권에서는 ‘김일성 가면’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야권은 김일성 북한 주석의 과거 사진과 비교하며 “김일성 가면이 분명하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반면, 여당은 ‘트집잡기’라고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북한 응원단은 전날(10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과 스위스 간 경기에서 김 주석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남자 가면’을 사용한 응원, 언론에 전파되기 시작했다.
‘남자 가면’이 ‘김일성 가면’이라는 관측이 온란인을 타고 확산되기 시작하자, 통일부는 “잘못된 추측”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을 들어 난처해지니 통일부가 김일성이 아니라고 방어해 준다”며 “젊은 김일성 사진을 보고도 김일성이 아니라고 할 건가. 헤어 스타일까지 똑같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응원 가면이 김일성이 아니라고 우기는 분들 마음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팩트는 팩트대로 인정하고 올림픽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일성 가면이 명확한데 그에 대해 아니라고 거짓말까지 해야 하느냐”며 “평창올림픽을 거짓말 올림픽으로 만들고 싶으신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실을 억압하면 올림픽 분위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자 진실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진실이 드러났는데 어떻게 침묵하고만 있느냐”고 강조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괴이하고 끔찍한 응원”이라며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북단일팀에 희생돼 운 것도 모자라 김일성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경기를 펼쳤다”며 “정부는 여자 아이스하키팀과 국민들께 깊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면의 얼굴이 누구의 것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후 경기에서도 저 가면을 계속 사용하도록 둘 것인지 통일부는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무조건 감싸주기는 남북 모두에게 이롭지 못하다”며 “북한이 잘못한 것은 가르쳐주고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정부가 저자세가 아니라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전히 볼썽사나운 트집 잡기와 색깔론으로 응수하는 야당의 행태”라며 반발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일성 주석의 얼굴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북한 체제와 문화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통일부가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는 것을 북한 응원단에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는데도, 야당 의원과 일부 언론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대변인은 “평창올림픽 기간 중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자제하기로 한 특별결의안이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