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3월 ‘슈퍼주총데이’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주들의 관심은 상장사들의 배당금 규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모습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기존에는 관망자에 불과했던 국민연금을 비롯한 KCGI 등 행동주의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인 주주권 실력 행사를 결정하면서 기업들도 덩달아 배당금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2018 사업연도 배당금은 사상 최대인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25~30% 증가한 수치다.
이는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짠물배당’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소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배당금 확대가 장기적인 관점이서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부양하고, 회사의 이익을 주주들과 공유하며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회사 곳간에 쌓인 여유 돈이 빠져나가면 투자여력이 줄게 된다.
배당이라는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한 유혹에 주주가 투자한 기업의 현금흐름은 나빠지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탄까지 고갈될 수 있다.
출혈 배당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주주 또한 손실을 보게 된다. 과도한 배당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최근 들어 ‘주주 행동주의’가 급부상한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최대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까지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을 도입하면서, 여러 배당 확대를 주장해 기업들은 하는 수 없이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옆나라 중국이 과감한 투자로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단기 이익만 추구하는 일부 주주들 눈치를 보며 배당금 확대·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정책 마련에 목매고 있다.
세계적인 저성장 경제 기조를 극복하고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대신 출혈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묻지 않아도 자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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