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최근 SNS상에서 ‘농약맥주’ 리스트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당 운영자 신모씨(55)는 “요즘 손님 구경하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들어 소주 가격의 인상에 이어 최근 농약맥주 리스트가 퍼지면서 농약맥주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모씨는 “식당이 저녁에 수익을 얻는 방법은 소주 혹은 맥주를 파는 것인데 농약맥주 파문으로 인해 맥주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편의점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입맥주를 찾는 손님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현 상황을 전했다.
직장인 송모씨(35)는 “얼마전에 친구가 농약맥주리스트라고 하는 파일을 단톡방에 올려 주었는데 맥주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명단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송모씨가 내밀은 리스트를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수입맥주에서 제초제가 발견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 맥주를 대상으로 농약 잔류량 검사에 나섰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맥주 40종과 수입와인 1종에 대해 농약 성분인 글리포세이트의 잔류량을 검사하고 있다.
글리포세이트는 다국적 유전자재조합(GMO) 종자회사이자 농약회사인 몬샌토가 생산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이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2A)로 분류한 물질이다.
이미 미국 소비자단체인 US PIRG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유통되는 맥주 15종과 와인 5종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미국에서는 공포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환경청(EPA)과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은 검출량이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소식이 SNS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면서 농약맥주 포비아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생 김모씨(21)는 “요즘 맥주를 마시는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농약맥주 논란이 불거지면서 맥주를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국내 맥주업계 역시 울쌍이다. 수입맥주에서 농약 성분이 발견됐다는 리스트가 퍼지고 있지만 국내 맥주 판매에도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하루라도 빨리 농약맥주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검사하고 발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약맥주 공포 때문에 당분간 술 소비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소주의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술 소비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씨(55)는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 소주 가격은 상승하고, 농약맥주 공포까지 확산되면서 손님의 발길은 완전히 끊겼다”면서 하소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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