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기업들은 조심스런 태도...탈일본화 추진
일본 정부는 아직도 계속해서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강한 입장을 공식적으로는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이 지난 초선부터 하순에 걸쳐 일본 주요 기업 11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조치에 대해 54%가 ‘모르겠다·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이 일본 정부의 편을 들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것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만약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면 통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적 악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하는 모리타화학공업의 지주회사 모리타홀딩스의 지난 9일 주가는 주당 1584엔을 기록, 지난 6월28일 주가(1885엔)보다 15.8% 하락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반도체 소재 부품 기업들이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제3국을 통한 우회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리타화학공업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불화수소는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수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중국이나 국내(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판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반도체 전문가들은 만약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5년 이내에 일본 반도체 산업은 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일본 반도체 산업이 상당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에 따른 산업의 붕괴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재 부품 산업은 거래처가 한번 바뀌게 된다면 또 다시 변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거래처를 바꾸는 이유는 일본 수출규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테스트가 완료되고, 생산에 투입돼도 된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오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면 부품소재 분야는 탈일본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8.15 광복절 이후 관계 회복 나설 듯
이런 일본 내 반도체 산업의 붕괴 우려 등으로 인해 일본 내부에서도 8.15 광복절 이후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전제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8.15 종전기념일(일본의 시각)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 여부다. 일각에서는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경우 그에 따른 우리나라의 반발이 상당히 거세기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기념사로 대일본 메시지 내용 역시 한일관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은 이대로 자국의 산업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몰락이 자국의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