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극일(克日)로 하나 된 현대차 노사
[산업리뷰] 극일(克日)로 하나 된 현대차 노사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08.28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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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마친 하언태 부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 사측 교섭위원들이 노조 교섭위원들에 이어 걸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잠정 합의를 한 것은 8년 만이다./사진=연합뉴스
2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마친 하언태 부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 사측 교섭위원들이 노조 교섭위원들에 이어 걸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잠정 합의를 한 것은 8년 만이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7일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파업 없는 잠정합의안 합의는 8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등 회사측 교섭위원과 하부영 지부장 등 노조 교섭위원은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22차 본교섭에서 임금 4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20만 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200만 원~600만 원 근속기간별 차등 지급/우리사주 15주) 등에 합의했다. 특히 현대차 노사는 지난 7년간 이어 온 임금체계 개선에도 합의했다. 노사는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산입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급 주기를 격월에서 매월 분할 지급으로 변경해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로 했다. 따라서 노조가 진행한 통상임금 소송도 중단하기로 했다.

극일로 하나돼

이날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한 것은 바로 극일 때문이다. 이들은 합의 직후 입장문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경제상황 ,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해 심사숙고하여 잠정합의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세계자동차산업 및 한국자동차산업의 침체와 구조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판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면서 합의를 한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제외 시행에 따라 한일 경제전쟁이 이후에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점도 잠정합의에 이르게 한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서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역사적으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강경 투쟁으로 일관했던 현대차 노조의 모습을 탈피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노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고 합의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 평가가 상당하다. 무분별한 파업에 대한 자기 성찰에서 비롯된 이번 합의는 앞으로 자동차 산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의 노조 활동에 귀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자동차업체의 임단협에 영향

특히 현재 파열음을 내고 있는 한국GM이나 르노삼성자동차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는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한국GM도 생산량이 위축되는 등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GM 노사 갈등은 더욱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때에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는 이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發 무역전쟁 속으로 들어가면서 현대차 노사가 노사 합의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자동차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로 합의를 하면서 다른 완성차 업계 노조에게도 상당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업계 노조도 깊은 고민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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