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5월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달 소관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법제사법위원회에 여전히 계류 중에 있다. 핵심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기관이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금융정보를 다룰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국토부 산하 기관인 감정원이 주택청약 업무를 다룰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금융기관만 이같은 정보를 다룰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18년 ‘9.13 대책’ 이후 금융결제원이 맡고 있는 청약 업무를 감정원에 이관하기로 했고, 함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적 절차는 이미 완료된 상태이고, 감정원이 청약 업무를 당장할 수 있다. 하지만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오는 17일 이후부터 감정원에서 청약 업무를 해야 하는 일정이 완전히 꼬이기 시작했다. 본회의에 통과돼서 공포되기 까지 1~2주 정도 시간이 걸리고, 테스트 기간도 3주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주에 통과가 된다고 해도 당장 시행되기는 힘들고 1분기는 지나야 가능하다.다음주 처리된다고 해도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다음주에 처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 3법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의 법안 통과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의원직 총사퇴를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정국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다음주 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유치원 3법이 통과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치원 3법 처리를 위해 살라미 전술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즉, 임시국회를 2~3일 일정으로 쪼개서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임시국회가 이번달말까지 쪼개기로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면 주택법 개정안은 이달 말이나 돼야 처리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정국은 어수선한 분위기다.발만 동동 구르는 청약자들
청약 시스템 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청약 공백이 예상된다. 이에 금융결제원이 임시적으로 기존 청약 관련 업무를 연장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금융결제원이 국토부의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금융결제원이 시스템 이관을 거부해왔다는 점과 국토부 산하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들면 금융결제원이 나몰라라 할 수도 있다. 당장 금융결제원 노조 측에서는 법 처리 지연에 따른 혼란은 국토부와 산하기관인 감정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금융결제원 직원들이 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업무 과중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예비청약자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청약시장이 개점휴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3월 분양을 계획하느 단지는 전국 42곳 4만여 가구다. 이들 가구의 분양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분양을 서두르던 재개발·재건축 단지들도 일정 수정이 불가피하다. 건설회사들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홍보 일정 등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봄 성수기가 당장 닥쳐오는데 행정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양업계는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경고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