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시중에 돈 풀렸다고 하지만, 결국 ‘안전자산’으로
[이코리뷰] 시중에 돈 풀렸다고 하지만, 결국 ‘안전자산’으로
  • 이성민 기자
  • 승인 2020.06.1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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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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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는 코로나19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은 역대 최고다. 하지만 물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돈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그 돈은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방위적으로 돈 풀기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4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살펴보면 통화량은 4월 말 기준 3천11조 4천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97조 8천216억원(3.4%) 늘어난 수치다. 또한 역대 최고치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시중 통화량은 2005년 7월 1천6조 7천937억원으로 사상 처음 1천조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올해 4월 3첝원을 돌파한 것이다. 시중에 통화량이 상당히 많이 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 통화량 가운데 현금과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단기자금 잔액은 1천118조 8천988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73조 9천240억원) 늘었다. 반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0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3%를 기록했다. 시중 통화량이 역대 최고치로 풀렸음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한은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자금을 시중에 풀었지만 그 효과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시중 자금

이는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제 금값은 4월14일 온스당 1769.4달러까지 치솟으며 불과 한 달 여 만에 19.3% 치솟았다. 코스피는 연일 계속해서 고공행진 중이다. 아파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중에 풀린 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안전자산으로 몰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돈을 써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사람들은 돈을 부동산이나 금 등 안전자산 투자에만 사용하면서 경제 활성화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대책 마련 필요

이처럼 부동산이나 금값 등이 이상 현상이 보이면서 정부 역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부동산 과열에 대해 고민이 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도권 부동산이 과열 양상을 띄운다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수도권 부동산 과열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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