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건강한 먹거리 행복한 우리 가족‘이라는 슬로건을 실천하는 한누리 생활협동조합의 가이드를 살펴본다.
* 사단법인 한누리생협은?
각종 환경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땅의 회복과 각종 만성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돕는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친환경유기농직거래 소비운동을 통한 농촌 살리기 운동, 자연생태계 지키기 운동, 더불어 사는 복지사회 건설을 위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로하스(LOHAS :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만들어 가는 재정경제부로부터 허가받은 순수한 인가를 비영리단체입니다. 서울시 지역 일원(목동아파트 지역 중심으로)의 여성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출자하여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공동구입하여 소비운동을 하는 곳으로 한누리생협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과 쾌적한 환경, 아름다운 지역사회를 우리 세대와 후손들에게 마련해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음식물 안남기기 쓰레기 줄이기 등 절제, 절약, 환경보호 운동과 불우이웃(고아, 노인, 장애인) 돕기 및 민주사회 실천에 앞장서는 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한누라 생협 설립이념
‘자연사랑, 생명사랑, 이웃사랑’을 통해 신음하는 땅과 병든 인간들에게 건강을 되찾아 주려는 일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 정체성(Identity)
정말로 농약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산물만 고집합니다. 100% 유기농, 자연농, 무농약 제품만을 직거래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조합원에게 공급합니다. 특히 과일 야채의 경우 정부에서 인정하는 ‘친환경농산물 저농약 인증’ 제품도절대로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취급 품목의 제한으로 때로는 조합원들의 불만을 사기도하고 운영상의 애로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직한 생산자와 믿음 있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운영하며, 잘못된 식생활 개선을 위한 교육 및 각종 체험 활동을 통해 단 하루라도 올바르게 제대로 된 생명운동을 고집합니다.
* 조합원 가입
생협은 비영리 단체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으로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따라서 소정의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시고 가입비 2만원과 출자금 1구좌 3만원(출자금은 반환가능)울 내시면 출자증서를 드립니다. 조합원에 가입하시고 소정의 생협교육을 받으시면 비조합원 보다 10% 할인혜택을 받게 됩니다.
* 조합원이 되시면 --
조합원이 되시면 이곳의 주인이 되시는 것입니다. 상품을 구입하시면 일반 슈퍼나 백화점에서 구입 한 것과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생협은 물건을 파는 슈퍼가 아닙니다. 따라서 구입하신 상품이 이상이 있을 시에는 ‘이런 물건 팔았어!“라고 하지 마시고, ” 이 상품을 공급받았는데 좀 이상 하네요’라고 생협에 문제점을 알려주시고 상품을 교환하시거나 생산자에게 개선토록 하는 운동을 함께 하여 생산자가 계속 바른 마음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도록 하여야 합니다.
* 차별화된 생활재를 공급
-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안심 할 수 있는 농산물을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재배하고 있는지 것인지를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소비조합원들과 함께 산지를 방문하고 직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 항생제. 정장촉진제, 호르몬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방목한 축산물과 인공양식이 아닌 자연산 수산물만을 공급합니다(직거래 공급)
- 화학첨가물(방부제, 착색료, 인공조미료, 향신료)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자연식품 선호)
- 유전자조작(GMO)식품을 거부하며, 환경친화적인 생활재를 개발 공급합니다.
= 건강12088234를 위해 한누리생협 브랜드 건강식품을 연구 개발합니다.(발아현미, 유센스 등)
* 생활재 선정 및 가격 결정은 이렇게
- 조합원의 참여와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생활재 공급 원칙에 맞는 생활재를 개발 해 나가는 생활재운영위원화를 운영합니다.
- 가격결정은 일반시장의 수요 공급 원칙이 아닌, 생산자가 지속적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 할 수 있는 기준에서 결정이 되며, 비영리법인임으로 실질적인 운영경비만을 반영함으로 일반유통업체보다 공급 가격이 저렴합니다.
-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주문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취자금을 생산자에게 선 지급하여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토록하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없을 때는 참으며, 많을 때는 이웃에 나누는 운동을 전개합니다.
⑭ “어머니의 오렌지”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래 수십 년 간 해운업 한 가지 일에 종사하다가 3년 전서 부터 그런대로 먹고 살만한 해운업체를 운영하던 내가 난데없이 생협이라는 생소한일, 그것도 이익을 바라는 장사가 아니라 운동이라는 것을 한다니까 제일 먼저 걱정하신 분이 바로 어머니셨다.
그래도 각계의 유명한 분들과 지인, 동문들이 모인 자리에서 창립총회라는 것을 왁자하게 치르고 분주히 움직이자, 그래 그런 것도 할 만한 모양이구나 하고 조금은 안심하는 듯 했지만 못내 못 미워하심을 눈치 못 챌 내가 아니다. 그래서 어머니 말씀이라면 무조건 ‘알겠습니다. 염려마세요.’하고 안심시켜드리던 내가 우연찮은 일로 어머니에게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다,
새로 벌린 일이 바빠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산 농장에서 부모님과 이모네 가족이 모여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이 얘기, 저 얘기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기 바뀐 것은 어머니가 정성스레 준비한 후식 때문이었다. 맛있는 저녁 후에 어머니가 후식으로 준비한 과일이 하필이면 오렌지이었건 것이다.
수입오렌지가 어떤 물건인가. 저네들이 국내용에는 절대로 사용을 못하게 하면서 해외에만 그것도 만만한 나라에 내보내는 물건에만 뿌리는 부식방지 약품이 잔뜩 묻어있는 물건이 아닌가. 개발도상국에서는 그 성분조차 검출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그 성분의 검사기준을 정할 때 쯤 이면 재빨리 다른 새로운 약품으로 바꾸어 버리는 그네들 아닌가. 그래서 8개월이 지나도 반짝 반짝 윤이 나는 수입오렌지만 보면 평소에도 몹시 마음이 편치 않던 내게 하필 그걸 내놓으실 게 뭐람. 예전에는 금처럼 귀했던 향그러운 오렌지가 국내산 귤 값보다 헐하니 간만에 자식에게 듬뿍 먹이고 시어 쌈지 돈을 털어 사셨을 그 마음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차라리 나만 먹으라고 몰래 싸주셨으면 모른 척 받아 밭에 묻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온 가족이 그것도 웃으면서 그 독극물을 먹게 되었으니 이 노릇을 어찌 한단 말인가. 나는 도저히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 독물을 드시는 것을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결국 본의 아니게 내 언성이 높아졌고 끝내 어머니는 오렌지를 까지도 못하고 내려 놓으셨다. 어머니도 이모네도 그 물건들을 안드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내가 떠난 후 아마 다 드셨을 것이다. 밥알 한 알 흘리는 것을 용서 않으셨던 어머니가 어떻게 그 탐스러운 오렌지를 버리셨겠는가. 그러면서 그 귀한 오렌지를 한입도 먹지 않고 일어난 이 자식이 얼마나 서운하셨겠는가.
나는 그날 밤,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어쩌다 우리는 어머니가 주시는 과일조차 못 먹는 세상에 살게 되었는가. 어찌 된 세상이 자식이 먹고 싶다면 당산의 살조차 기꺼이 깍아 주실 어머니가 주시는 음식을 거부하게 만들고 있는가. 그냥 모른 채 맛있게 먹었어야 했나? 흐뭇해하시는 어머니의 표정이라면 그까지 표도 나지 않은 유해약품이야 그냥 먹을 수도 있었지 않을까. 밤새 괴로워했지만 나는 결국 내 행동이 옳았다고 밖에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한 가지 두 가지 경우에 물러서다보면 결국 부모님도, 내 자신도, 내 가족 내 후손까지도 계속 오염된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것을!
이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꼭 한 가지 있다. 바로 온 국만이 수입 먹거리의 유해성을 알고 제대로 된 우리 먹거리를 찾아 먹는 것이다. 유해품의 수입을 막으면 간단 할 것 같지만 요즘같이 국가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국가나 특정단체에서 그런 일을 했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다. 오죽하면 일본조차 자국의 법원에서 수입오렌지의 유해성을 입증했으면서도 그네들의 입김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오렌지를 수입하고 있겠는가.
어머니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그런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주시는 먹거리를 자식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 그 일이 바로 제가 하고픈 일이고 그 일을 하는 곳이 바로 생협이랍니다. 어머니, 우리 주변에 어떤 먹거리를 먹어도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 때까지 오래 오래 사세요. 그때 어머니가 내놓으신 오렌지를 먹지 않은 제 불효를 사죄드릴게요.
<한누리 소식 제2호 200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