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정치권, 때 아닌 ‘월세살이’ 논란 속으로
[폴리리뷰] 정치권, 때 아닌 ‘월세살이’ 논란 속으로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0.08.0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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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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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정치권이 때아닌 월세살이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은 임차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알고 보니 얼마 전까지 다주택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자신은 월세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에 자가 주택이 있고, 지역구에 월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인의 월세 살이 논란이 과연 서민을 위한 논란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민은 월세 살이가 빠득해서 매월 돌아오는 월세 납부에 고민이 많은 상황인데 정치권은 한가하게 자신들이 월세를 살고 있다면서 서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시발점은 윤희숙 5분 발언

시발점은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 처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단상에 올라 “저는 임차인입니다”는 말로 5분 연설을 시작했다. 자신은 임차인이라고 하면서도 임대차 3법이 통과되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더는 전세가 없고, 4년 뒤엔 꼼짝없이 월세를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임차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다주택자였고, 서울 성북구와 세종시에 주택을 한 채씩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여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4년 후 월세를 살게 됐다는 비판에 대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판에 합류했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가 월세가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인가요”라면서 윤희숙 의원을 저격했다. 윤준병 의원은 전세는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제도라고 주장하면서 전세는 우리나라만 있는 독특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는 선(善)이고 월세는 악(惡)이라는 구도에 대해 반발했다.

“월세가 나쁘냐” 한가로운 생각

윤준병 의원이 월세가 뭐가 나쁘냐고 주장하자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윤준병 의원을 향해 “굉장히 한가롭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현재 전세제도와 월세제도의 장점만 살펴볼 때 우리나라에서 월세제도를 선호할 사람이 없다고 규정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검토와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세제도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인 것은 맞지만 서민들이 월세 대신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를 보다 근본적으로 알아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의 판단이다. 이는 서민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당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당권 도전을 하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국민 감정선과 눈높이를 좀 못 읽은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당 의원들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세제도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인 것은 틀림없고, 전세제도가 부동산을 자꾸 금융화 시켜서 일명 갭투자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월세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나쁜 주거 형태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월세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유리한 그런 제도적 정착이 필요하다. 임대차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부던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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