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공공임대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된 종합부동산세 증세안을 옹호하면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15%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물론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세금만 열심히 내면 문제가 없다고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공공임대주택의 확대를 강조했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우리나라는 공공임대 비율이 낮고, 임차인 보호 정책이 부족하다. 게다가 유일하게 선분양 제도가 있으며 전세제도가 있다. 70년대 강남 개발과 함께 아파트 붐이 일어나면서 판매용 주택 공급 정책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그러다보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선분양 제도가 있고, 전세제도가 탄생한 것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공공임대 비율을 높혀서 부동산 가격 안정은 물론 서민의 주거 안정까지 꾀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판매용 정책으로는 부동산 안정 꾀하지 못해
경제정의실천연합은 판매용 주택 중심의 공급은 부동산 안정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해왔다. 그것은 판매용 주택 중심의 공급은 투기를 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투기를 불러오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분양가와 주변 시세 차이로 인해 로또 분양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즉,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이 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만 받는다면 돈방석에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갭투자를 비롯한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다주택자가 되는 것이 꿈인 세상이 됐다. 이런 세상에서 판매용 주택 중심의 공급 정책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을 오히려 폭등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세금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아파트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자가 되는 그런 세상이 됐다.공공임대 중심의 공급정책 성공은
따라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공공임대 비율을 15%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서민의 주거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아파트의 개념이 ‘주거’의 개념도 있지만 ‘재테크’의 개념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공공임대 비율을 늘린다고 해도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키는 수단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공임대 비율을 늘리게 되면 주거 안정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집 마련의 꿈’에는 주거 안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테크 수단의 개념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임대가 늘어나게 된다면 그로 인해 주변 아파트 시세가 하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거주자로서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다. 8.4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해당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공임대 공급 물량 확대는 아파트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것으로 인해 정치적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파트의 개념이 하루아침에 바뀔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