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모아, 이상향을 그리다!
1. 요약
현실적으로는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理想鄕)을 가리키는 말. 원래 토마스 모어가 그리스어의 '없는(ou-)', '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용어인데, 동시에 이 말은 '좋은(eu-)', '장소'라는 뜻을 연상하게 하는 이중기능을 지니고 있다. 서유럽 사상에서 유토피아의 역사는 보통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이상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토피아는 중세적 사회질서에서 근세적 사회질서로 옮아가는 재편성의 시기를 맞아, 또는 거기에서 생기는 사회 모순에 대한 단적인 반성으로서, 또는 근세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긴 것이다. 유토피아의 예는 '천년지복설(人生道路至福說)'의 비전과 18∼19세기의 생시몽, 푸리에, 오언 등의 이상사회의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정과 긍정의 이중 원리는 유토피아 문학 장르의 특징이다.
2. 토머스 모아는 누구인가?
영국의 사상가ㆍ정치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그리스어·라틴어·신학(1592~94)등을, 법학원에서 법학을 배웠다. 런던에서 변호사를 개업, 1504년 하원 의원이 되었다. 런던 부지사ㆍ판사(1517)ㆍ대법관이 되었다(1529). 당시 영국의 곡물 값이 떨어져서 농민에게 큰 위기가 닥치고 거지와 실업자가 들끓는 등 사회적으로 혼란이 일어나자, 그때 구상한 ‘유토피아(1516)’을 써서 사유 재산을 비난하고 사회 평등을 주창하였다. 1532년 헨리 8세가 왕후와 이혼하고 앤 볼레인과 재혼, 법왕과 대립되자 이에 불만, 퇴임하였는데 왕이 교회의 주권자를 겸임하려는 것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런던탑에 투옥된 뒤 처형되었다.
3. 주요 내용
‘유토피아(utopia)’라는 말은 모어가 만든 것이다. 이 말은 ‘u’와 ‘topia’의 합성어이다. ‘u’에는 ‘없다’라는 뜻이다. ‘topia’는 장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유토피아’는 이 세상에 '없는 곳(no-place)이지만 그러나 ‘좋은 곳(good-place)’이라는 이중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유토피아는 이루어질 수 없는 허황된 꿈과 환상을 뜻하면서 우리가 찾고 헤맸던 낙원이란 이상 사회를 가리킨다.
‘유토피아’는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권은 풍자를 통해 당시 유럽 사회와 영국 사회에 널리 퍼진 부정과 부패를 비판했다. 공유제의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지적하였다. 첫째, 인간의 자발적 의욕과 창의력 저하, 둘째, 의타심과 나태심의 조장, 셋째, 권위의 부재와 무질서 초래 등이 그것이다.
제2권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어가 제시한 이상 사회를 그리고 있다.
항해자이며 철학자인 라파엘 히슬로디라는 가공인물과 모어 자신의 대화이다. 모든 사회적 병폐는 부자들의 음모에서 비롯된다. 그들이 전개한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으로 인하여 농촌 사회가 몰락하고 다수의 빈민이 출현했다. 빈민들은 부랑자가 되거나 도적이 되었고, 이들에 대한 정부의 가혹한 처벌은 오히려 잔인한 범죄만을 증가시켰다. 군주와 귀족은 이 사태를 해결할 능력과 대책도 없으면서 전쟁만을 일삼아 사회적 불안을 조성했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들은 개인 소유의 제한, 매관매직의 금지, 법령의 완화와 같은 미봉책으로는 치유될 수가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사회 체제의 근본적 개편, 즉 사유 재산제를 폐지하고 공유 재산제를 도입하는 길뿐이다. 이로써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다수의 이익이 보장되는 정의 사회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상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을 다 같이 갖고 있는 야누스적 존재라는 전제에서 작품 속의 두 인물이 모두 모어의 일면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잘못의 근원은 제도인가, 인간인가?
유토피아 사회에는 평등의 원칙이 지배한다. 지배자도 피지배자도 없다. 공직자는 선거로 선출되며, 임기는 1년이다. 공동의 창고에는 재화가 충분히 비축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모든 것이 공유이므로 부자와 빈자가 없다.
매일 여섯 시간씩 노동을 하며 나머지 시간은 여가생활에 쓰인다. 2년마다 도시인과 농민이 교체되며, 주택도 10년마다 추첨으로 교환한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교육을 받고 공동식사 한다. 공통된 의복을 입고 공통된 주택에서 산다. 이와 같이 유토피아 사회는 인간의 물질생활과 의식생활 전반에 걸쳐 평등을 추구한다.
모어가 목표하는 평등은 물질적 조건의 평등뿐만 아니라 정신적·도덕적 조건의 평등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적 조건의 평등이란 의식주와 직결된 생산·소유·분배·향유 등에서의 평등이며, 정신적 조건의 평등은 교육·학문·여가 등에서의 평등이다. 이처럼 모어는 공유제도가 성공하려면 강력한 정신적·도덕적 평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해서는 안 되는 소극적 규범은 세 가지로 첫째, 작은 쾌락을 얻기 위해 큰 쾌락을 상실해서는 안 되고, 둘째, 쾌락의 추구가 고통과 비애를 초래해서는 안 되며, 셋째, 자신의 쾌락이 남에게 불편과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4. 리더에게 던지는 말
모든 사람은 평등과 풍요의 꿈을 꾼다. 모어는 한 사회의 재화의 총화는 일정하기에 모든 사람이 각자의 탐욕과 이기심만을 추구한다면 부의 편재와 빈부의 격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므로 일정한 한계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인간의 욕구와 수요를 억제하고 생산과 분배를 통제하는 것이다.
인간의 불행과 비참은 빈곤에서 유래하며 빈곤은 생산 기술의 낙후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의한 무제한의 생산이 가능하다면, 인간의 욕구 또한 최대한으로 충족될 수 있다. 무제한의 생산과 소비도 응용과학의 발전으로 대중이 요구하는 생필품과 사치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리더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