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표들 청문회 무더기 출석
최고경영자들이 청문회에 무더기로 출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회 국정감사 때에도 기업 총수들을 불러 호통을 치는 ‘면박주기’ 혹은 ‘망신주기’는 사라져야 한다는 이유로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이후 국회에서 많이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이런 이유로 가급적 기업 대표들을 국회 일정에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일은 삼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그런데 이번에 9개 대기업 대표들을 무더기로 출석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은 최근 들어 해당 기업들에게서 산재사건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무더기 증인 채택은 ‘야당’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 파장은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환오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환노위원들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업 대표들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별도의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자고 제안하면서 이번 일정이 잡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부터 중대재해법이 통과된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산재 사망사고가 한 건이라도 발생한 기업의 대표들을 모두 부르자고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019~2020년 2년 동안 산재 발생이 많은 업종을 선정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현대자동차, 현대위아, 포스코광양제철, 한진택배 등 4개사 대표는 이번 증인 채택에서 제외됐다.면박주기 청문회? 결국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수순으로
일각에서는 이번 증인 채택이 면박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을 옥죄는 기업규제 법안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업 대표들이 직접 청문회에 출석하게 되면서 기업 대표들을 상대로 윽박지르거나 면박주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논의하느 과정에서도 기업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해당 기업들에게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국회 환노위 증인 출석 요구까지 받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기업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면 상당히 큰 파장이 될 것이고, 그것은 바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최정우 연임 빨간 불
이처럼 국회 환노위가 9개 기업 대표를 산재사망 사고의 책임을 물어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하면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미 참여연대는 지난 달 29일 포스코 지분율을 11.75%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달라며 공익이사 선임을 촉구했다. 또한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제1차 회의가 있었는데 회의를 마친 조흥식 기금운영위 부위원장은 ESG 문제 기업에 사외이사 추천안에 대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환노위에서 최 회장은 증인으로 불렀다는 것은 3월 있을 주주총회에서 연임의 가능성을 낮추는 그런 상황이 되는 셈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