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美 공화당 장악한 트럼프 그림자
[국제리뷰] 美 공화당 장악한 트럼프 그림자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1.05.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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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공화당은 빠르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수하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화당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이 당 지도부인 하원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정확한 표현은 쫓겨 났다. 딕 체니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반트럼프 인사로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무장폭동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여전히 영향력 발휘하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은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체니 의원이 주도를 했다. 그러자 공화당이 체니 의원을 쫓아낸 것이다. 지난 12일 의원총회가 열렸고, 불과 16분만에 투표로 의장직을 박탈했다. 이는 공화당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화당은 2022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최소한 하원이라도 장악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많은 후보들이 당선돼야 한다. 이에 투표에 영향력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문지방이 닳도록 눈인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공화당으로서는 체니 의원을 쫓아냄으로써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 편이라는 것을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시그널이다.

무장폭동은 의회관람

실제로 공화당 사람들은 지난 1월에 발생한 의회 점거 사태에 대해서 ‘무장폭동’이 아닌 ‘의회관람’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2일 의회 청문회에서 앤드루 클라이드 하원 의원은 의사당 TV 화면을 보면 사람들이 정돈된 옷을 입고 비디오나 사진을 찍었다면서 의사당 투어 관람이라고 규정했다. 클라이드 의원은 반란사태로 부르는 것은 뻔뻔한 거짓말이라면서 기물파손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 고사르 의원 역시 연방수사국이 시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면서 의사당에 들어간 사람들을 왜 트럼프 지지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무동폭동 과정에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의회 경찰과 경관 140명이 다쳤다.

점차 교조주의화, 북한 닮아가

이런 트럼프주의화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덤 킨징어 의원은 조지 오웰 소설 ‘1984’와 북한을 거론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점차 교조주의화가 되면서 공화당이 자신들만 살기 위해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트럼프주의화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7천만표라는 엄청난 표를 득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최다 득표로 패배를 했다는 점에서 공화당 의원들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밖에 난다면 공화당 공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실제로 체니 의원 축출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살펴보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인물들이 주도를 했다는 점을 살펴보면 공화당이 빠르게 트럼프주의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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