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현대중공업이 각 사업부문별로 회사를 분할한다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회사 분할 결정은 지주사 체제로의 변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1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대중공업은 이사회에서 회사분할을 결정했다. 분할되는 사업부와 회사명은 현대중공업(조선·해양·엔진사업부, 존속법인),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사업부),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사업부), 현대로보틱스(로봇사업부)다.
이 외에 서비스·태양광 사업은 물적분할로 회사를 신설하고 각각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 자회사로 귀속시킬 계획이다. 존속법인 및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회사들은 모두 상장사로 남아있게 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사분할의 공식적인 목적은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 경영위험의 분산, 책임경영체제 확립 등으로 요약된다”며 “기존 15만원 가격의 현대중공업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11만2000원, 7300원, 7000원, 2만2200원 주식 각각 1주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회사의 공식적인 분할 명분과는 별개로 이번 결정은 지주사 체제로의 변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판단된다”며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현대로보틱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구)현대중공업이 보유중인 자사주 13% 및 핵심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현대로보틱스로 편입되면서 분할후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사업회사를 연결자회사로 두게 된다”며 “성장성 높은 로봇사업을 보유할 뿐만 아니라 투자사업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어서 확장성 높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정몽준 회장이 보유하게 될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현물출자하게 된다면 정 회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율이 10.15%에서 40%대로 상승한다”며 “최종적으로 지주사체제가 완성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부가적으로 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신규순환출자고리가 발생하는데 이는 분할후 6개월내에 청산해야 한다”며 “이 경우 미포조선은 1800억원 규모의 현금성자산 확보가 가능해져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