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MZ감성 맞추려다 젠더 갈등 폭탄 맞은 산업계
[산업리뷰] MZ감성 맞추려다 젠더 갈등 폭탄 맞은 산업계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08.0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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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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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한 기업체 홍보실 관계자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들어 젠더 갈등이 증폭되면서 터진 하소연이다. 지난 5월 GS25 행사 포스터 이미지에 이른바 ‘집게손가락’ 이미지를 사용한 것에서 촉발된 기업체의 젠더 갈등이 이제는 ‘과도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이 집단화를 이루면서 그들끼리 인터넷에 몰려다니면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혐 공격했던 반페미니즘

4.7 재보선 이후 이른바 남성혐오를 공격했던 반페미니즘이 득세를 했다. 그들은 기업체 온라인 곳곳을 누비면서 기업체가 남성혐오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 색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혐 표현을 조금이라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면 곧바로 온라인에 그 흔적을 올렸고, 여론전과 함께 불매운동을 구사했다. 그로 인해 GS25 등 일부 기업체는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기업들로서는 불매운동이 가장 무서운 실력행사이기 때문에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내들어야 했다. 그리고 기업들은 당분간 남혐 논란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젠더 갈등에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산 선수로 촉발된 역공

그런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로 촉발된 젠더 갈등이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페미니즘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반페미니즘이 안 선수에 대해 과도한 공격을 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페미니즘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그런데 페미니즘이 고개를 들자 공격한 대상이 바로 ‘남혐 표현을 구사한 것’에 사과를 했던 기업체이다. 페미니즘은 ‘남혐’이 아니라 양성 평등을 위한 정당한 표현이었다면서 기업체가 대국민 사과를 할 이유가 없는데 사과를 했다면서 그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만약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 사이에 낀 기업체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홍보실 관계자는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이 서로 감정 대립을 하면서 난감한 것은 기업체이다. 도대체 경영활동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죽으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기업 경영활동을 제약했던 것이 코로나19라면 앞으로 기업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젠더 갈등’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서 기업들로서는 어느 쪽 눈치를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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