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현재 CJ그룹은 식품산업·엔터테인먼트·신유통·바이오의 4개 부문을 주력 사업군으로 삼고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현재의 CJ그룹을 논할 때 식품산업보다도 먼저 머리에 떠올리게 될 정도로 핵심 산업이 됐다.
CJ그룹은 지난 3일 4대 성장엔진으로 문화(Culture), 플랫폼(Platform), 치유(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제시하고 향후 3년간 해당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메타버스 열풍에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커지면서 CJ그룹은 '티빙'이라는 OTT 사업을 하며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CJ그룹을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큰손으로 성장시키는 데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엔터 산업 시작
CJ그룹이 미디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회사가 분리된 이후인 1995년부터였다.
당시 이 부회장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설립한 미국의 드림웍스와 협상을 주도하며 3천억 원의 투자를 단행해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면서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뛰어들었다.
1997년에는 케이블TV 엠넷을 인수해 방송 채널을 확보하고 영화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으며, 1998년에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을 설립해 영화관 사업도 시작했다.
◇박근혜의 압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CJ그룹은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등 정권 비판적 영화나 ‘SNL 코리아’란 정권 풍자극을 기획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일파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SNL 코리아’에서는 정성호가 박근혜를 풍자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에 국가정보원이 CJ그룹 이 부회장을 ‘친노의 대모’로 지목하며, CJ그룹의 사업 확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리기도 했다.
또한 2013년 박 전 대통령은 CJ그룹을 좌편향적이라고 지적하며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이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2015년 이 부회장은 하와이로 도피하게 되는데, 당시 이 부회장이 하와이로 나가게 된 경위가 건강 악화로 인한 요양 때문이라고 알려졌지만, 알고 보니 청와대의 압박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하와이 도피 생활 중에 이 부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의 문화계 인사들을 만나 할리우드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영화 ‘기생충’ 성공의 기틀을 마련했다.
◇영화 ‘기생충’의 성공
이 부회장은 ‘기생충’이 지난해 2월 칸 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면서 세계적 조명을 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글로벌 성공은 영화의 작품성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의 통 큰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CJ그룹은 영화투자, 배급, 극장 건립을 통해 한국 영화의 발전을 주도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음악, 공연, 방송의 측면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현재 CJ그룹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국제적인 브랜드를 쌓아 올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