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단체, 고민 끝에
재계의 악연 국제그룹 해체-일해재단 등등
이와 더불어 전씨는 재계와 악연이 깊다. 우선 국제그룹 해체가 있다. 국제그룹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22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대기업이고, 프로스펙스라는 상표를 만들었다. 1980년대는 재계순위 7위까지 등극했지만 1985년 전두환 정권이 부실 기업 정리를 한다는 명목하에 하루아침에 공준분해 됐다. 해체 이유는 정치자금이 다른 기업에 비해 적다는 등의 이유로 전두환 정권에 미움을 샀기 때문에 해체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일해재단이다. 원래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순직자 유자녀를 위한 장학재단으로 설립됐지만 전두환의 비자금 모집 창구로 대기업들에게 자금을 삥 뜯어 만든 재단이다. 일해재단의 대기업 삥 뜯기 문제는 훗날 5공 청문회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하소연을 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재계가 전씨의 죽음에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평화의 댐’이다. 1986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타오를 때 관심을 돌리고자 북한이 서울올림픽을 방해하려고 금강산댐을 건설, 무려 200억톤의 수공을 펼쳐서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다는 발표를 한다. 이후 대기업 등에게 건설 자금을 거둬들이는데 훗날 비자금 창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퇴임 이후 드러난 진실
전씨가 1988년 퇴임을 하면서 국회서 5공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전씨의 재산이 드러났다. 그리고 1995년 김영삼 정부에 의해 반란수괴죄와 살인,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무기징역과 추징금 2천205억원을 선고 받았으나, 1997년 12월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이듬해 복권됐다. 하지만 이후 추징금은 미납됐고,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재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003년 2월 당시 1천872억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전씨의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지만 그가 제출한 재산목록에는 ‘현금은 없고 예금과 채권을 합쳐 29만1천 원’이라고 적으면서 ‘29만원’이 회자되기도 했다. 재계로서도 악연이 깊기 때문에 섣불리 전씨의 사망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재계의 입장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