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 만에 항공업계 리더로...
대한항공은 1969년 3월 1일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립자가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당시 항공기 8대를 보유한 아시아의 작은 항공사로 출범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1970년대에는 태평양·유럽·중동 하늘길을 열어 가며 국가 산업 발전을 견인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1973년 보잉 747-200 도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선진 항공사 대열에 참여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1980년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입지를 공고히 다져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정책 등도 맞물리면서 하늘길을 더욱 넓혀갔다. 1990년대에는 그동안 쉽게 갈 수 없었던 베이징·모스크바 등에 노선을 개설하면서 전 세계 6대주 취항을 완성했고, 2000년대에는 당시 항공업계 흐름에 발맞춰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에어멕시코 등과의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을 대한항공이 주도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후 2010년대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과 공식 파트너로 대회 성공 개최를 견인하며 글로벌 항공사들과 나란히 하게 된 대한항공은 다른 글로벌 항공사와의 협력도 강화하며 그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2017년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계 가운데 최초로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협력을 맺으며 세계 항공사와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또한 2018년에는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항공사만의 독자적인 터미널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탑승수속부터 라운지 이용까지 글로벌 항공사에 걸맞은 차별화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하늘길을 넓혀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대한항공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위기를 기회로...재도약 꿈꾸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렇게 성공 가도를 달리는 동안 수많은 위기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항공업계의 공급 증가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특히 1997년에는 외환위기로 국내 시장도 위축됐다. 또 2000년대에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도전을 받으며 진에어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 예상하지 못한 전염병으로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문제가 불거지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2014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태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불법과 탈법 경영, 가족들의 갑질 등이 잇따라 노출되면서 대한항공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결국 그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벌총수로는 처음으로 고(故)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또다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물론 국내외 주요 항공사 대부분이 적자인 상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긴 하지만,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에서 추진 중인 유상증자·자산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마련함과 동시에 항공화물 사업을 더욱 강화해 이 위기를 잘 버텨내면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대한항공이 이번엔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