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1단계가 완료되면서 점차 종이화폐는 사라지고 디지털화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 화폐 공급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전 또느 지폐’를 ‘전자화폐’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사용화까지는 3~4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CBDC 모의실험 완료
한국은행은 24일 “CBDC 모의실험 1단계를 지난해 12월 완료했으며, 오는 6월까지 2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CDBC는 중앙은행이 법정 통화를 동전이나 지폐가 아닌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8월부터 선행연구를 시작했다.
1단계 모의실험은 현 금융 체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설계했다.
CDBC는 당초 중앙은행과 개인 간의 직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개발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에서는 금리를 내려도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자 중앙은행과 개인 및 기업이 바로 연결되는 CDBC 계좌를 도입하고, 여기에 곧바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경제 주체들이 어쩔 수 없이 예금보다 소비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CDBC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혼합형
하지만 한은은 혼합형을 선택했다.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을 거쳐 민간에 통화를 공급하는 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은은 시비디시를 제조한 후 금융기관의 지급준비금과 잔액을 조정하면서 이를 발행한다. 이후 금융기관이 시비디시를 개인 및 기업에 유통한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지금과 동일하게 금융기관 계좌를 통해 예금, 대출, 송금 등을 할 수 있다. 그 대신 돈이 물리적 형태가 아닌 전자지갑 내 디지털 숫자로만 존재한다.
유희준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 반장은 “시비디시 도입이 현 금융 시스템에 큰 혼란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혼합형 방식으로 실험을 설계했다”며 “현재 화폐 유통 구조랑 거의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단계 모의실험을 바탕으로 2단계 모의실험에서는 인터넷 단절 상태에서의 CDBC 오프라인 결제, 개인정보보호 기술 등을 추가 연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상당히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기술적 실험이 끝난다고 해도 법적 기반 마련,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의 과제가 있기 때문에 상요화까지는 3~4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