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업체들
G마켓과 옥션이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장악하고 있는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8일 G마켓과 옥션은 자체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에 ‘새벽배송’과 ‘휴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G마켓과 옥션은 지난달 24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해 정식 오픈하며, 주말에도 제품을 받을 수 있는 ‘휴일배송’을 새롭게 선보인다. G마켓과 옥션은 쿠팡과 마켓컬리 등이 출현하기 전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상당 기간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후발 주자들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좀처럼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다가 결국 물류배송 서비스를 강화, 새벽·휴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온·오프라인 업체 간 배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한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5월 새벽배송 서비스 ‘샛별배송’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제공하다가 지난해 5월 대전·세종·천안 등 충청권, 7월 대구, 12월 부산·울산 등으로 권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그 결과 마켓컬리의 누적 회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새벽배송 1위 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더불어 네이버는 SSG닷컴(쓱닷컴)을 통해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딧과 제휴를 맺고 이달 3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은 최근 ‘새벽배송’ 대상 제품을 기존보다 2.5배 많은 1만5000여 종으로 늘리고, 배송지역도 서울·인천·경기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했다. 또한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는 서울·수도권(일부 지역 제외), 중부권(천안·아산·청주·대전·세종 등)에 이어 ‘새벽배송’ 업계 최초로 이달부터 강원권(원주)에 ‘새벽배송’ 서비스인 ‘더그린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CJ온스타일, NS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도 ‘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새벽 배송’
이처럼 ‘새벽배송’ 업계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속도 경쟁으로 인한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등 극한 노동조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에는 쿠팡 서울 송파 캠프에서 ‘새벽배송’을 담당하던 40대 계약직 노동자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야간 집품원으로 일하던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화장실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1년 새 쿠팡에서 발생한 과로사 9건 중 7건이 야간노동과 관련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2020년에도 한 40대 택배기사가 업무 중 호흡 곤란으로 숨졌고 20~30대 젊은 택배기사들도 연이어 사망했는데, 당시 유족과 노동자단체 등은 과도한 업무가 택배기사들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결국 실제로 배송업체들은 ‘새벽 배송’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새벽배송’이 불붙인 배송 속도 전쟁으로 택배 노동자들은 심야 노동에 내몰리며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택배 노동자 보호에 대한 논의 속도는 더딘 실정이다. 이에 열악한 배송 기사들의 근로 환경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과다한 업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새벽 배송’을 자제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