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동명그룹
[기업Hi스토리] 동명그룹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2.08.08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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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성을 제치고 재계 1위였던 동명그룹이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해체됐다. 당시 신문기사 스크랩.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동명그룹은 1925~1980년까지 있었던 그룹으로 한때 재계 1위를 차지했고, 신군부 세력에 의해 해체된 기업 1호이다.

동명목재상사를 중심으로 목재 특화 기업집단으로 ‘국제그룹’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부산은행’도 동명그룹 소유였다.

한때 부산하면 ‘동명’ ‘국제’, ‘동명’하면 부산을 떠오를 정도로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잘 나가는 그룹이었지만 정치적으로 희생된 그룹이었다.

1925년 목공 강석진

동명그룹은 1925년 목공 강석진이 경상남도 부산부 부산면 좌천동에 있는 일본인 가구점 근처에 ‘동명목재소’를 열었다.

이후 해방된 1945년 범일동으로 이전 확장했으며, 1949년에는 ‘동명목재상사’로 사명을 바꿨고, 1959년에는 인도네시아 원목을 수입해 가공했다. 1961년에는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1964년 부산 남부 용당동에 대규모 목재 가공 공장을 만들었고, 그 자리에 1967년 부산은행을 세웠고, 1973년 부산투자금융까지 세웠다.

이러면서 1965년 삼성을 제치고 국내 재계서열 1위를 차지했다. 1970년대 당시에는 7년 연속 수출 1위 기업이었고, 동명해운, 동명산업, 동명중공업, 동명개발, 동명식품 등과 함께 현 동명대학교로 불리는 동원공업대학, 동원공업고등학교를 보유한 굴지의 재벌이었다. 그리고 1977년 부산광역시 남구 용당동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 ‘동명불원’도 개창했다.

1974년 종합소득 랭킹을 살펴보면 강석진 동명목재 회장이 1위였고,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이 2위를 차지했는데 3배 차이가 났다.

그러다보니 강석진 회장은 벤츠 600을 타고 다녔는데 국내에 몇 대 되지 않은 차종이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부를 자랑했다.

강석진 회장이 타고 다녔던 벤츠 600. 당시 국내에 몇대 없었다.
강석진 회장이 타고 다녔던 벤츠 600. 당시 국내에 몇대 없었다.

신군부 해체 1호 기업

1979년 장남 김정남에게 사장직을 맡기면서 방만한 운영과 해외 원목가격 상승,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1980년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강제헌납 당했다. 그러면서 계열사들은 한국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았다.

해체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동명목재 노동자 투쟁이 1980년 국보위가 들어서면서 이뤄졌는데 이것이 그룹을 와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아울러 1979년 부마항쟁이 벌어졌을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연결이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진 회장은 신군부에 의해 강탈을 당하면서 화병을 얻었고, 1984년 작고했다. 아들인 강정남 전 사장 등 후손들이 1988년 청원서를 내고 1997년 국가를 상대로 반환 소송을 걸어 1998년 1심 승소를 거뒀지만, 이후 2000년 2심, 2002년 상고심에서 각각 패소당했다.

2010년에도 국가 및 부산시, 해운대구 등을 상대로 토지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가 2011년 1~2심 전부 시효가 지나 번번이 기각당하고 말았다. 공장 터는 현재의 동명공고 남쪽으로 추정된다.

구 오너 가문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은 동명대학교와 동명공업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명문화학원 등이다.

부산 경제는 동명그룹이 해체된데 이어 국제그룹마저 해체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이와 더불어 거제나 울산 등에서 우후죽순으로 공장이 들어서면서 부산은 사실상 주변 산업도시의 배후 도시로 전락하거나 관광도시가 됐다.

동명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이 인수해서 현 (주)두산 모트롤BG가 됐다. 부산은행은 롯데그룹에 매각됐다가 2011년 BS금융지주 설립 후 자회사가 됐고, 현재는 BNK금융지주로 사명 변경됐다.

부산투자금융은 1980년 동일한 이유로 럭키그룹에 매각됐고, 1994년 LG종합금융으로 변경했다가 1999년 LG증권에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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