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얼죽아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줄인 신조어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는 것을 말한다.
영하 18도라는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얼죽아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12일 CU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아이스커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이는 따뜻한 커피 매출 신장률(6.6%)보다 앞선 수치다.
같은 기간 GS25에서는 아이스커피 매출 신장률이 32.3%, 따뜻한 커피는 27.5%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아이스커피 판매가 15%, 이마트24에서는 10% 늘었다.
이제 얼죽아는 ‘여름 상품’이 아닌 ‘사시사철 상품’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2018년 SNS 통해서
얼죽아는 2018년 한파 속에서도 SNS를 통해 ‘얼죽아 선언’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그때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 마시는 것을 본 유럽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면서 ‘양키들이 마시는 커피’라는 의미로 ‘아메리카노’로 불렀다.
1990년대 후반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얼음을 잔뜩 집어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국내에 선보이게 됐다.
유럽은 아메리카노도 없을뿐더러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당연히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날개 돋힌 듯이 팔리는 상품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인기가 높은 이유는 더운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습한 날씨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시원한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는 유럽과 완전히 다르다. 유럽은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해도 뜨거운 커피를 고수한다. 하지만 유럽은 지중해성 기후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건조한’ 편이다. 즉,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고 해도 특별히 습한 기운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습한 기운에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면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습성 때문이다. 다른 동아시아에 비하면 찬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는 물을 섭취하더라도 온수 상태로 섭취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을 섭취할 때 차가운 상태의 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냉면을 선호하는 것 역시 얼죽아를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냉면은 원래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한 겨울에 얼음을 넣어 먹던 음식이 냉면이었다는 점에서 얼죽아 습성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최근 들어 의사들은 냉음료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병으로 간주하며, 빈혈 등의 원인이 있기 때문에 삼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