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준 칼럼] 저출산·고령화 문제 어떻게 해결하나? 제3편
[정인준 칼럼] 저출산·고령화 문제 어떻게 해결하나? 제3편
  • 정인준
  • 승인 2023.02.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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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앙일보 게재 시리즈 기사에서 1980년 대 초 ‘통행금지 해제, 칼라 TV방송 허용’ 등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발전 및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했으나 “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출산율(2.1명) 이하로 떨어진 1983년 이후 인구 억제 정책을 지속한 것은 크게 잘못된 정책이며, 다가올 재앙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5년간 제1-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20) 시행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예산을 크게 증가시켰음에도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으로 바뀌면서 합계출산율은 지속 하락해 왔다. 문제는 역대 정부의 저출산 대응 인구정책의 실패가 교육·의료·경제·국방 등 국정 운영시스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일본에 비해 저출산 예산을 훨씬 많이 투입하지만 효과가 없었던 것은 한국 젊은 여성들의 남성 보다 높은 대학 진학률 등 ‘압축적 고학력화’와 결혼보다는 ‘일과 나 자신을 먼저 고려하는 가치관 변화’와 관계가 있다는 일본 이바라키대 사사노 미사에 교수의 저출산 원인 진단은 대책 마련에 참고가 된다.

정부의 20여 년간의 가족계획 사업에 성과가 있어 1972년 95만2천명(합계출산율 4.12)이던 출생아는 1982년 84만8천명(2.39), 1983년 76만9천명(2.06)으로 감소한데 이어 1984년 출생아는 67만4천명(1.74)으로 급감했다.

만일 40년 전 합계출산율이 2.06을 가록한 1983년에 산아제한 정책을 중지하고, 곧 바로 출산장려 정책으로 전환했더라면 84만8천명이 출생한 82년생들이 결혼해 자녀를 1명 출산한다 해도 2020년 이후 출생아 수는 40만명대는 유지됐을 것이다.

88서울올림픽 성공 이후 1991년 70만9,275명(1.71), 1992년 73만명(1.76)으로 다소 증가하던 출생아 수는 1996년 69만1천명(1.574) 이후 2000년(64만89명, 1.48)까지 년 60만명 수준이 유지되었다. 1998 IMF경제위기를 거치면서 2001년 55만9천명(1.039), 2002년 49만6천명(1.178) 등 출생아 수는 년 50만명대로 감소하였다.

정부는 1990년대부터 인구정책을 ‘산아제한’에서 ‘자질향상’으로 전환하면서 “아이가 미래입니다”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2005년 “1.08”쇼크를 맞았는바,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조차 없이 기본 계획만 세우면 되는 줄 착각한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 48만4천명(1.297)이던 출생아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인 2016년 40만6천명(1.172)으로 지속 감소했는데, 경제 위기와 대형 재난사고가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2002년 이후 15년 간 40만명 수준을 유지하던 출생아는 2017년 35만7천명(1.052) 등 30만명 대로 감소한 이후 3년 만인 2020년 27만2천명(0.84)에 이어 2021년 26만3천명(0.808), 2022년 25만4천명(0.7예상) 등 출생아가 년 20만명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그림 1) 합계출산율 (1970-2020)
합계출산율 (1970-2020)

통계청 장기 인구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2년 약 5,140만명에서 2070년에는 1979년 인구수준인 3,800만명으로 줄어들고,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22년 총인구의 17.5%에서 2070년 46.4%로 증가하게 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일본 보다 20년 후에 하락하기 시작했으나, 하락 속도가 훨씬 빨라  2002년 이후 일본을 앞질러 세계 최고 초저출산 국가(2022년 0.77명 추계)가 되었다. 유엔의 인구 예측에 의하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도 빨라 2050년에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고령자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된다.

지난 60년 간 인구 증가(생산가능 인구 증가)가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 등 선진국 도약에 기여하였으나, 향후 50년 간 총인구가 3,800만명으로 감소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경제성장과 국내총생산(GDP) 축소 및 장기 경제침체에 의해 국가소멸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3 업무보고’(2023.1.9.)에서 ‘약자 복지확대’, ‘필수의료 강화’,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복지개혁’을 추진하면서 기존 저출산 중심의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초고령 사회, 인구감소에 적응하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구감소 대책 사업으로 저출산 완화를 위한 일-육아 병행지원 사업이 있을 뿐, 보건복지부의 인구정책은 여전히 고령화 대응(노인 소득과 돌봄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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