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동탁이 만든 화폐와 그레샴의 법칙
[삼국지 속 경제리뷰] 동탁이 만든 화폐와 그레샴의 법칙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3.05.19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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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진호 작가
삽화=김진호 작가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를 비롯한 그 외 자료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동문시장에서 유통화폐 정화 홍보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상인 및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이 캠페인은 돈을 깨끗이 써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해주며 위조화폐 확인법에 관한 홍보용품들을 배포했다.

기본적으로 화폐란 것이 국가를 움직이는 큰 요소이기 때문에 유통하고, 다루는 것에 굉장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걸 완벽히 어기고 나라를 완전히 비정상적으로 만든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동탁이다.

리더십 넘치는 인재

동탁은 양주 농서 출신으로 성정은 거칠었지만 나름의 지략이 있었으며 무예도 뛰어났다고 한다. 특히 큰 덩치에 어울리는 그 특유의 호방함에 많은 이들이 반해 젊을 적부터 자신만의 패거리를 이끌고 다녔다고 한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동탁은 어느 날 고향에 돌아가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친했던 강족의 무리가 찾아왔다. 거기서 동탁은 바로 밭을 갈던 하나뿐인 소를 잡아서 그들을 대접했고 강족들은 이런 동탁의 모습에 감격했다고 한다.

이처럼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동탁은 북방의 이민족 토벌에 좋은 성적을 보이며 결국 하동 태수의 자리까지 올라갔고 자신의 꿈을 위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다. 물론 그의 꿈은 천하였다.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시작한 동탁은 결국 조정에 불리게 되었고, 그는 자신만의 군대를 사병화 하며 그 세력을 키워 나갔다.

한나라의 끝을 알린 동탁과 소전(小錢)

자신의 세력을 믿고 상관의 말조차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동탁을 조정은 두려워했고 군권을 박탈해보려고도 했지만 번번히 그의 능청스러운 태도로 인해 실패하고 만다.

마침내 동탁의 세력은 왠만한 제후들은 감히 덤벼보지도 못할 수준에 이르렀고 황제를 자기 마음대로 옹립시키며 폭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 동탁이 발행한 화폐가 동탁소전이라는 동전이다.

기존에 있던 오수전을 폐지하고 만든 주화로, 낙양과 장안에 있는 엄청난 양의 재료를 화폐 주조에 마구 투입하며 한꺼번에 동전을 대량 주조해버렸다.

그 결과 돈의 가치와 물가의 상승률이 반비례하면서 정말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돈이 많기만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동탁의 무지함이 드러나는 일화다. 동탁소전의 발행 이후 당연히 국가 자체가 혼란에 빠지면서 한나라의 끝을 더욱 앞당긴 것이다.

그레샴의 법칙

그레샴의 법칙은 화폐와 관련된 대표적인 경제학 이론 중 하나다. 화폐의 액면적 가치가 실질적인 가치 사이에서 괴리가 생길 경우에 실질적 가치가 높은 통화는 시장에서 축출되고 낮은 통화만이 통용된다는 법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서로 대등한 액면 가치를 가지는 재화가 각각 있을 때, 하나는 순수 금화, 하나는 잡다하고 값싼 금속들이 섞인 주화일 경우로 가정하면 사람들은 순수 금화를 쓰는 것 보단 보관해두고 값싼 금속들이 섞인 주화만을 시장에서 쓰려고 한다.

그러면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질 나쁜 주화만이 많아져서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곤 결국 실제 가치가 낮은 주화만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이로 인해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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