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트레킹 1 - 체체궁산] 해발 2,256m 정상, 사람이 신을 향해 기도하는 곳
[몽골 트레킹 1 - 체체궁산] 해발 2,256m 정상, 사람이 신을 향해 기도하는 곳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3.07.21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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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체궁산 출발지의 높이는 1,900m, 고산증 증세로 초반 고전
- 시원한 바람과 나무 그늘로 산행 내내, 힐링
체체궁산의 정상에 올라 돌무덤을 바라보면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초원을 가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사진=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초원을 가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체체궁산 정상(2,256m). 실제로 정상에서는 광활한 초원의 능선이 끝없이 이어져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아 하늘을 날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체체궁산을 오르는 시작점부터 고산증으로 고생했다. 

주말과 휴일에만 유료 화장실, 300투그릭

코로나19 이전에는 체체궁산으로 오는 도로가 비포장도로였으나 2021년 도로포장으로 체체궁산 출발 지점까지 쾌적하게 도착했다. 산행에 앞서 화장실을 들리는 것은 기본. 그런데, 화장실 입구에 초소로 보이는 막사에 안내문이 적혀 있다. ‘화장실 이용료 300투그릭(한화 111원)’. 사람이 없는 평일에는 근무자가 없고, 등산객이 많이 오는 주말이나 휴일에만 근무한다. 
체체궁산 출발점을 지나 언덕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체체궁산 출발점을 지나 언덕을 오르는 산악회원들./사진=조용식 기자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몽골의 광활한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몽골의 광활한 풍경. /사진=조용식 기자
체체궁산 안내도에서 잠시 일행을 기다리는 산악회원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체체궁산 안내도에서 잠시 일행을 기다리는 산악회원들./사진=조용식 기자
계곡이나 질퍽한 구간이 있는 곳에 다리가 놓여져 있지만, 훼손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계곡이나 질퍽한 구간이 있는 곳에 다리가 놓여져 있지만, 훼손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사진=조용식 기자
살짝 언덕을 치고 올라가는 출발점은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않았다. 그러나 불과 200m를 못 가서 숨이 턱턱 막힌다. “어제 마신 40도 몽골 보드카 때문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체체궁산 안내도가 있는 벤치에는 이미 여러 명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몽골 현지 가이드인 타우가 씨는 “체체궁산의 출발점 고도는 1,900m에 있다. 그래서 약간의 고산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며 “내일 올라가는 엉거츠산에서는 고도 적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제주도 한라산(1947m) 정상 부근에서 산행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간다.  초원에서 나무가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물이 흐르는 구간이나 계곡 구간에는 노란색의 다리가 놓여있다. 하지만, 다리 곳곳이 파손되어 있어 체체궁산을 관리하는 부서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란색은 올라가는 코스를 알리는 '표지기'

다리 색깔만 노란색이 아니다. 올라가는 길목에 노란색을 칠한 나무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타우가 가이드는 “체체궁산은 면적이 넓고, 길도 분산되어 있어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 안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에 노란색을 칠해 코스를 안내하고 있으며, 숫자로도 표시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노란색이 칠해진 나무가 우리의 표지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올라가는 코스를 안내하는 나무에는 노란색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숫자와 세 가지 색상이 그려진 곳은 100m 간격으로 표시한 것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올라가는 코스를 안내하는 나무에는 노란색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숫자와 세 가지 색상이 그려진 곳은 100m 간격으로 표시한 것이다./사진=조용식 기자
쓰러진 고목은 등산객의 포토존이 된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쓰러진 고목은 등산객의 포토존이 된다./사진=조용식 기자
잠시 휴식을 위해 멈춰선 산악회원들./사진=조용식 기자
하늘에서 바라본 체체궁산 등산로. 사진 / 조용식 기자
하늘에서 바라본 체체궁산 등산로./사진=조용식 기자
체체궁산을 오르면서 또 하나 기억해야 할 표지기는 나무에세 가지 색상(노랑, 초록, 빨강)과 그 위에 쓰인 흰색의 숫자이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5.6km이기에 1부터 56까지 적혀 있는 표지기를 보며 제대로 올라가야 정상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타우가 가이드는 “손님들이 핸드폰으로 체체궁산 정상까지 걸으며 기록한 거리를 보면, 7km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 길이는 100m마다 숫자로 적은 1~56이 공식적인 표시이므로, 정상까지의 거리는 5.6km가 맞다”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체체궁산 코스가 약 15km로 출발점과 도착 지점이 구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구간이 약 3km 이상 늘어나면서, 체체궁산이 원점회귀형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지금도 전체 구간을 걸을 수 있지만, 정상까지 5.6km(실제 7km)와 하산 구간(12km)을 합한 17.6km로 쉬운 코스는 아니다. 이렇게 코스가 늘어난 이유는 하산 구간에 대형버스의 진입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포장도로 상태가 더 나빠져 이마저도 진입이 어려운 상태이다.

원점회귀형으로 바뀌고 있는 체체궁산 코스

몽골 현지인들은 물론 유럽 여행자들도 체체궁산 원점회귀 코스로 움직였으며, 국내에서 체체궁산을 방문할 경우 원점회귀를 추천한다. 출발한 지 1시간 20분이 돼서야 큰 얼굴 바위에 도착했다. 중간에 두 번씩이나 쉬었다 올라온 탓도 있지만, 산행팀의 후미를 담당했기 때문에 많이 늦어졌다. 
멀리 돌무덤 같이 보이는 것이 체체궁산의 정산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멀리 돌무덤 같이 보이는 것이 체체궁산의 정산이다./사진=조용식 기자
큰 얼굴 바위 바로 옆으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정자가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큰 얼굴 바위 바로 옆으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정자가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쓰러진 고목들을 이용해 움막을 만들어 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조용식 기자
4대의 워키토키로 선두와 중간, 그리고 후미의 상황이 파악되고 있었다. 이번 몽골 트레킹은 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 회원 114명과 함께 산행을 했다. 필자가 모교이자 산악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 동반 산행을 한 것이다.  사흘 먼저 몽골에 온 선발대는 큰 얼굴 바위를 베이스캠프로 지정했다. 등반이 어려운 회원들은 큰 얼굴 바위가 있는 정자에서 휴식과 힐링 시간을 보내며, 돌아오는 선두를 기다렸다가 함께 해산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10여 명의 회원들은 큰 얼굴 바위에서 체체궁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즐겼으며, 후미는 계속해서 선두를 향해 따라나섰다.  오로지 산길로만 조성된 체체궁산은 나무의 뿌리가 데크의 역할을 했으며, 시원한 바람과 나무의 그늘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며, 심호흡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게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있었다. 군데군데 쓰러진 고목들의 뿌리는 자연이 만든 조각상이 되고, 체체궁산을 찾는 여행자의 포토존이 되었다. 

기후 이상 변화는 몽골도 예외는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선명하지 않은 안내도를 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으며, 잣나무가 많은 탓에 잣을 따려는 현지인들이 밤을 지새우며 불을 피운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쓰러진 고목들을 세워 몸을 피할 수 있는 나무 움막도 발견했는데, 그곳에서도 불을 지핀 흔적이 역력했다. 몇 년 후에 다시 몽골을 방문했을 때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0번대 표지기를 지나면 평평한 등산로가 나온다. 사진 / 조용식 기자
30번대 표지기를 지나면 평평한 등산로가 나온다./사진=조용식 기자
체체궁산 정상에서 올라왔던 길을 바라본 풍경. 척박해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체체궁산 정상에서 올라왔던 길을 바라본 풍경. 척박해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사진=조용식 기자
30번대 표지기를 몇 개나 지나쳤을까, 어느새 평탄한 길이 나온다. 사흘 전, 선발대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질퍽하게 물이 고여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말라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었다.  타우가 가이드는 “몽골의 6월 기온이 최근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되고 있다. 이제 몽골도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라며 “저녁에도 그렇게 춥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본진이 도착한 6월 10일 몽골 낮 최고 기온은 27도, 11일 28도, 12일 30도, 13일 31도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었다.  54번 표지기를 봤다면, 이제 정상을 향해 무던하게 오르막길을 접해야 한다. 그나마 오르는 길목마다 보라색 할미꽃이 듬성듬성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다. 거대한 바위가 빌딩처럼 층층이 쌓인 모습을 보니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돌 위에 서 걸어온 길을 보니 가까이로는 군데군데 심어진 나무들로 보이지만, 멀리 시야를 넓히면 울창한 산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이 신을 향해 기도하는 몽골의 서낭당 어워. 오색의 천을 감싸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체체궁산의 정상을 밟은 산악회원들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체체궁산의 정상을 밟은 산악회원들의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정상에서 드론으로 바라본 몽골의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정상에서 드론으로 바라본 몽골의 풍경./사진=조용식 기자
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 회원 114명과 함께 한 몽골 체체궁산 트레킹. 사진 / 조용식 기자
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 회원 114명과 함께 한 몽골 체체궁산 트레킹./사진=조용식 기자
이제 체체궁산의 정상이다. 사람이 신을 향해 기도를 드리는 곳, 몽골의 서낭당 어워를 울긋불긋한 천들이 감싸고 있다. 그 뒤로 바위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가장 높은 지점에는 바위틈 사이로 나뭇가지가 꽃혀 있다. 어워에서 시작된 천이 나무가지와 연결된 모습으로 신들과 조금 더 가깝게 닿으려는 노력이다. 어워에 돌을 얹고 오른쪽으로 주위를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비는 몽골의 전통 신앙을 따라 하는 회원들이 여럿 보인다.  왼쪽으로 시야를 옮기면 몽골 초원의 광활한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에서 드론을 뒤로 날리면, 체체궁산의 정상은 마치 날개를 편 독수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독수리가 초원을 향해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몽골의 초원을 감상한다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원점회귀에서 하산길은 일행의 행렬을 놓치는 순간 길을 잃을 수 있다. 우리 일행도 여유롭게 내려오면서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길을 잃은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 이유는 초반에 설명한 나무에 표시된 노란색의 이정표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한 워키토키가 중간 부분에서는 끊기는 현상이 있었으며, 휴대전화도 터치지 않았던 탓이다. 다행스럽게 계속 이동하면서, 연락을 취한 끝에 무사히 체체궁산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다. 

체체궁산 주변 관광지 

높이 40m의 칭기즈 칸 마상 동상

몽골의 영원한 우상인 칭기즈 칸 마상 동상은 초원을 가르며 동쪽을 향하고 있다. 한국, 몽골, 일본, 중국, 러시아, 독일 기술자들이 힘을 합쳐 칭기즈 칸 마상 동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높이 40m의 칭기즈 칸 마상 동상. 체체궁산과 함께 이루어지는 관광코스이기도 하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높이 40m의 칭기즈 칸 마상 동상. 체체궁산과 함께 이루어지는 관광코스이기도 하다./사진=조용식 기자
220마리의 소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장화. 사진 / 조용식 기자
220마리의 소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장화. 사진 / 조용식 기자
언덕에 마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는 ‘칭기즈 칸이 말을 타고 가다가 언덕에서 말채찍을 잊어버렸는데, 부하들이 언덕에서 말채찍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칭기즈 칸이 동쪽을 향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고향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몽골 전통 장화가 있는데, 220마리 소가죽으로 만들었으며, 말채찍도 같이 있다. 동상의 말 머리 부분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데, 이곳은 전망대로 뒤를 돌아서면 칭기즈 칸의 얼굴 동상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몽골 산행 팁  

항공편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162석(B737-800)의 몽골리안 항공(몽골항공)을 타고 3시간 40분을 비행, 2021년 7월 개항한 칭기즈 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 – 울란바토르를 운항하는 항공사는 몽골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중국국제항공 등이다.

식사 

조식은 호텔 및 게르에서 한식이 제공되어 모두 불편 없이 식사했으며, 첫째 날 저녁은 샤부샤부가 제공된다. 몽골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말고기, 양고기, 소고기가 나오며, 야채나 마늘 등을 추가할 경우, 추가 비용이 나온다. 게르에서는 몽골의 전통 음식인 허르헉(주재료는 양고기와 감자)과 삼겹살 제육 볶음이 제공됐다. 점심은 산행 중 한식당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이, 마지막 날에는 한식 뷔페가 제공됐다.

유심 이용

칭기즈 칸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유니텔 유심 구입. 30일 동안 데이터 10G 사용할 수 있는 유심 구입비는 몽골 현지 돈으로 15,000투그릭(한화 5,550원:매매기준율)

CU와 LG25

울란바토르의 CU매장./사진=조용식 기자
울란바토르의 GS25./사진=조용식 기자
울란바토르에는 3년 전 CU가 들어서면서 몽골인들이 가장 불편을 겪었던 공중화장실을 해결해 주어 지금도 CU를 고맙게 생각한다고 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물건을 사든 안 사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CU는 현재 울란바토르에 약 4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1년 전에 들어선 LG25는 약 160개가 들어섰다고 알려져 있다.

택시

몽골에는 택시가 없다. 일반인이 자동차를 사서 택시처럼 사람을 태울 수 있다고 한다. 미터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1km당 몽골 돈 2,000투그릭을 받는다. 

인사말

몽골인을 만났을 때 사용하는 샌배노(Сайн байна уу?, 안녕하세요), 새노(Сайн уу?, 안녕), 바야를라(Баярлалаа, 감사합니다) 등의 인사말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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