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새누리당 친박근혜계가 주도하는 ‘혁신과통합보수연합’(약칭 혁통)이 13일 발족했다.
그러자 비박근혜계가 주도한 비상시국위원회는 이에 맞서 같은 날 이 모임 자체를 해체하고 이보다 큰 새로운 모임을 만들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을 맡은 황영철 의원은 국회에서 회의를 마친 직후 브리핑을 갖고 “더 많은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오늘로써 비상시국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상시국위는 당장 새누리당에서 갈라서겠다는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당 청산과 해체를 포함한 혁명적 당쇄신”이라는 표현을 통해 점진적으로 세(勢)를 규합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 황 의원은 “저희들이 (새누리당에서) 나가게 되더라도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정도 될 것이고 원내교섭단체로 구성되면 정당 보조금은 배분된다”면서 “재산 싸움으로 탈당과 분당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비박계의 한 축인 김무성 전 대표도 탈당 및 중도보수를 기치로 내세운 새로운 보수정당 창당에 나설 것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
여기에는 제3지대로 평가받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국민의당을 비롯해 이듬해 1월 중순 귀국 예정인 반기문 UN사무총장 등과 합종연횡을 통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노림수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경제와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전 대표는 비박계를 ‘배신자’로 규정한 친박계을 정면으로 겨냥해 “오히려 박 대통령이 국민과 당을 배신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그들(친박계)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비박계의 또 다른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이 탈당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개혁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해야 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내에서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