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계명구도(鷄鳴狗盜)’는 보잘것없는 재주도 쓸모가 있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계명구도(鷄鳴狗盜)형 인재’는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를 가진 사람도 일에 따라서는 요긴한 인재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춘추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은 식객을 3천 명이나 거느리고 있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식객들 가운데는 별별 사람이 있었는데, 저녁에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쳐내는 도둑질에 재주를 가진 사람도 있었고, 닭 울음을 흉내 내어 진짜 수탉들이 따라 울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 맹상군는 진나라 재상이었으나 누군가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혀 죽을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이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물건으로 쓸 비싼 장신구를 구하기 위해 도둑질을 잘하는 식객을 개로 변장시켜 그 물건을 훔쳐내서 뇌물로 바쳤습니다.
맹상군은 감옥에서 겨우 풀려나와 야반도주를 감행하였으나 성문이 굳게 닫혀서 오도 가지도 못하게 되자,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식객의 도움을 받아 닭 울음을 내게 하여 진짜 수탉들이 속아 일제히 목청을 터뜨리고 성을 지키는 병사는 정말 아침에 온 줄 알고 성문을 열어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에서 조조(诸葛亮)는 부하들을 잘 지휘하여 승부사로서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였습니다. 전투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상급자라도 전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일상적인 관리 업무만 맡겼으며, 전투 경험이 많은 자에게 전권을 행사하게 했습니다.
간부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어떤 장수는 성을 지키게 하고, 어떤 장수는 직접 전투에 참여하게 하는 등 전투마다 이에 맞는 인적자원을 안배하고 그들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게 했습니다.
어떻게 안배하느냐의 문제는 업무의 핵심이 무엇이며 업무를 수행할 조직에 어떤 인재가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인재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능력은 쓰임의 용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큰 재목은 크게 쓰고, 작은 재목은 작게 쓰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장단점을 따지지 말고 사정이나 여건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결국,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쓴다는 ‘적재적소(適材適所)’보다는 ‘일자리에 맞는 사람’이라는 인사관리 접근법인 ‘적소적재(適所適材)’가 현실에 맞는 인간경영이 아닌지 생각됩니다. CEO는 직원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