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9년 2월 28일은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 첫 방영된 날이다. 트롯은 ‘미스트롯’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엄청난 변곡점이 됐다.
미스트롯 방영 전까지만 해도 과연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까는 우려가 있었지만 첫 방영이 된 후 그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그리고 송가인의 ‘송가인이어라~’, 임영웅의 ‘건행’ 등은 유행어가 됐고, 트롯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는 각종 음원 차트에 순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시청률 5.8%로 시작해 18%로 종영
미스트롯이 방영되기 전까지만 해도 트롯 스타 계보는 홍진영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다. 2000년대 장윤정, 박상철, 박현빈에 이어 2010년대는 홍진영 이후 별다른 트롯 스타가 나타나지 못했다.
그런데 미스트롯이 시청률 5.8%로 시작해 18%로 종영하면서 그야말로 스타들이 엄청나게 배출됐다.
트롯 가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트롯 음악들이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리고 미스트롯 모방 방송들이 쏟아져 나왔고, 방송가는 트롯 가수들을 섭외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트롯은 ‘어른들’만의 음악이라는 장르에서 이제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음악이 됐다. 대학생은 물론 어린이까지 트롯 경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면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그림자도 있어
다만 이로 인해 그림자도 생긴 것이 사실이다. 트롯 가수들이 지역 축제도 독식을 하면서 지역 축제 바가지 요금 논란도 불거졌다. 트롯 가수들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덩달아 지역 축제 준비위원회 등이 지출해야 할 비용이 상승하면서 지역 축제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높게 받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결국 지역 축제 바가지 요금 논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무명가수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특히 트롯이 아닌 타 장르 음악을 하는 인디밴드들은 더욱 설자리를 잃어버렸다.
실제로 가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가수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획사로 보금자리를 옮기려고 하면 트롯으로 전향하라는 제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게다가 트롯 경연 대회 출신 가수들이 방송가를 장악하면서 10~20년차 트롯가수들도 설자리를 잃어버렸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트롯 출신 가수들이 ‘반짝 스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자신이 부른 히트곡은 한 곡도 없고, 이미 선배가수들이 부른 노래를 리메이크 하는 수준의 가수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방송가는 벼락스타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획사들 역시 장기 투자를 통해 실력 있는 아티스트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기 위한 사람들을 키우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또한 트롯의 변화를 저해한다는 요소도 있다. 트롯도 시대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신곡이 나와야 하는데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과거에 발매했던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트롯 신곡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