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건비 중 임원급여 비중 9.4%로 1위…김승연·김동관 오너家 60억원 보수 챙겨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DL이앤씨가 국내 주요 건설사 중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중 임원이 챙겨간 급여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화로 집계됐다. 오너일가 김승연·김동관 부자가 합계 60억원대 보수를 챙긴 영향으로 분석된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 6위 DL이앤씨의 인건비 비중이 10.3%로 매출에서 인건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대상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시공능력 평가 1위부터 12위까지의 종합건설사로, 인건비는 ▲등기임원 ▲미등기임원 ▲직원 보수를 합계로 계산해 이를 매출액(별도기준)으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시평 10위 호반건설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DL이앤씨, 매출대비 인건비 비중 유일한 두 자릿수 기록
3일 DL이앤씨가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인건비는 5304억원으로 매출액(별도 기준) 5조1681억원 대비 10.3%로 조사대상 기업 중 유일한 두 자릿수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인건비 비중이 3.8%로 가장 낮은 HDC현대산업개발보다 DL이앤씨가 거의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력 운영에 있어 효율성 가장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마창민 대표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안건의 의결에도 실적하락과 신사업 성과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DL이앤씨는 전체 임원의 30% 이상을 해고하는 대규모 인사 쇄신을 진행한 바 있다.
인건비 비중이 두 번째 높은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지난해 인건비 7580억원에 매출액 8조8877억원 대비 8.5%로 나타났다. 이어 SK에코플랜트가 인건비 3863억원으로 매출액 4조6022억원 대비 8.4%로 확인됐다.
이어 ▲한화(7.0%) ▲포스코이앤씨(6.9%) ▲GS건설(6.3%) ▲대우건설(5.9%) ▲ 삼성물산(5.6%) ▲롯데건설(5.4%) ▲현대건설(5.0%) ▲HDC현대산업개발(3.8%)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화와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외에 다른 사업부의 실적이 포함된 수치다.
한화, 인건비 중 임원이 챙겨간 급여 비중 9.4%로 가장 높아
인건비 중 임원(등기 및 비등기)이 챙겨간 급여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화로 확인됐다. 한화의 지난해 인건비 합계 5053억원 중 임원(등기 및 미등기)의 급여 합계는 474억원으로 9.4%의 비중을 차지했다. 2.5%로 이 부문 비중이 가장 낮은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보다 4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한화는 오너 일가 부자인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각각 36.01억원, 30.58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또, 권혁웅 부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62.42억원, 유영인 사장도 퇴직금을 포함해 37.67억원을 받아 높은 임원급여 비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 이어 임원급여 비중이 높은 기업은 SK에코플랜트로 인건비 3863억원 중 임원급여 합계가 269억원으로 7.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삼성물산이 인건비 1조3702억원 중 임원급여 합계 823억원으로 6.0%의 비중으로 집계됐다.
이어 ▲GS건설(5.7%) ▲롯데건설(4.8%) ▲현대건설(4.1%) ▲대우건설·DL이앤씨(3.7%) ▲현대엔지니어링(3.3%) ▲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2.5%) 순으로 임원급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기업의 비용 효율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 “기업별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인건비 비중이 3~4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