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쌍용자동차 근로자들이 제기한 해고무효소송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감리보고서를 비공개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쌍용차 근로자 A모씨가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를 포함한 쌍용차 소속 근로자 156명은 사측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돼 지난 9월 원고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사건의 파기환송 전 항소심 판결 선고 후인 지난 2014년 2월 '쌍용차 해고무효소송 2심 관련 판결내용 분석 및 검토'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했다.

A씨 등 근로자들은 지난 4월 금융감독원에 해당 문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금융감독원이 작성하는 감리 관련 보고서의 공개는 감리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보공개가 청구된 금융감독원의 문서는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재판부는 "해당 문서는 금융감독원이 쌍용차 해고무효소송 판결 내용에 대한 법적 견해를 밝힌 것에 불과해 비공개 처분 당시 진행 중이던 쌍용차의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문서는 금융감독원이 쌍용차에 대한 감리업무를 종료한 뒤인 2012년 5월경부터 약 1년9개월이 지난 후 작성됐고, 감리 결과를 보완·수정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어서 감리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도 금융감독원 감리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정보에 포함돼 있는 쌍용차의 2009~2013년 차종별 판매 예상수량과 공헌이익, 고정비, 재투자액, 잔존가액의 추정치 등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경우 쌍용차의 사업활동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거나 사업활동에 관한 비밀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