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37년 전인 1987년 9월 인도 라자스탄주에 살던 칸와르(당시 18세)는 남편이 숨진 다음날 화장용 장작더미에 오르는 ‘사티’ 풍습에 의해 희생이 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도사회에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해당 여성이 인도 풍습 ‘사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다시 인도사회에서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칸와르가 자발적으로 사티를 행한 것이 아니고 남편의 가족들이 그녀를 마취시킨 후 장작더미에 밀어넣었다고 증언했다. 칸와르는 3번이나 탈출 시도를 했지만 무장 경호원들에 의해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어졌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인도 정부는 ‘사티방지법’을 제정했고, 칸와르 남편 가족 중 일부가 구속됐다. 하지만 이들은 칸와르가 자진에서 장작더미에 올랐고, 순장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오랜 재판 끝에 최근 들어 피고인 8명이 무죄로 석방됐다. 피고인 8명의 변호인은 불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무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사티란
사티란 인도의 오래된 악습 중 하나인데 남편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할 때 아내가 산채로 불속에 뛰어들어 남편의 시체와 함께 불타 죽는 악습이다.
가부장제가 심했던 과거 인도에는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 여성들은 친척들로부터 가문의 남성들 중 한 명과 동침할 것을 강요했다. 그 이유는 남편이 사망하면 그 재산이 모두 아내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편 집안 입장에서는 아내를 붙잡아야 하기 때문에 동침을 강요했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악습을 만들었는데 바로 사티다. 사티를 통해 아내가 죽은 남편과 함께 불타게 되면 그 재산은 고스란히 남편의 친인척이 차지하게 된다.
여기에 사티를 행한 여자는 ‘여신’으로 승격되고 사원이 지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친척들은 막대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여자의 집안도 마찬가지다. 즉, 남편의 친인척이나 아내의 집안 역시 아내가 남편과 함께 죽으면 여신이 되고, 그 여신이 되게 되면 막대한 기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티를 강요한다.
인도 정부도 금했는데
워낙 끔찍한 악습이기 때문에 16세기 무굴제국에서도 금지시켰지만 계속 꾸준히 악습은 이어져 왔다. 동인도 회사에서도 사티를 금했지만 만연했다. 동인도 회사는 사티를 금했지만 힌두교도들의 감정을 자극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금했지만 눈을 감은 것이다.
20세기 들어와서 겨우 사티 악습이 금해졌지만 여전히 일부 마을에서는 사티가 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